현대자동차가 '중남미 누적 수출 100만대 돌파'란 기록을 일궈냈다.

1976년 첫 고유 모델인 포니 7대를 에콰도르에 처녀 수출한 지 30년 만이다.

현대차는 여세를 몰아 오는 2010년까지 중남미 지역에 80만대를 더 수출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현대차는 23일 울산 선적 부두에서 에콰도르로 수출되는 싼타페 투싼 등 232대를 선적,중남미 지역 누적 수출 대수가 100만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누적 수출 10만대를 넘기는 데는 17년(1993년)이나 걸렸지만 엑센트 아토스 베르나 투싼이 잇따라 현지 인기 모델로 자리 잡으면서 50만대 돌파에는 7년(2000년),100만대 달성에는 6년(2006년)으로 소요 기간이 줄어들었다.

연간 수출 물량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처음 10만대를 넘어섰다.

중남미 43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현대차는 지난해 이 지역에서 12만2858대를 판매,GM 폭스바겐 포드 등에 이어 10위에 올라 있다.

특히 칠레와 콜롬비아 등지에선 10~1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1976년부터 지난 7월 말까지 국가별 누적 판매 대수는 △칠레 19만2616대 △멕시코 16만9696대 △푸에르토리코 11만718대 △콜롬비아 10만3212대 △에콰도르 5만7272대 순이다.

현대차가 중남미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2003년부터 시작된 세계적인 고유가 현상으로 이들 지역에 오일 머니가 대거 유입된 것도 한몫 했다.

서민들이 구매력을 갖게 되면서 자동차 판매에 탄력이 붙기 시작한 것.

1999년 중남미 지역본부를 설립하며 시장 확대를 노려 온 현대차는 고유가 현상이 가져다 준 호기를 놓치지 않고 본격적인 '현지 밀착형 시장 관리'에 나섰다.

특히 현지 경제 사정이나 도로 여건상 소형차와 SUV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판단,베르나와 투싼에 역량을 집중한 게 들어맞았다.

실제 지난해 현대차의 소형차 판매 실적은 2004년에 비해 19% 성장했고 SUV는 50% 이상 늘었다.

현대차는 연내 신형 아반떼와 신개념 럭셔리 SUV인 베라크루즈를 중남미에 투입,올해 14만대 수출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남미는 현대차가 첫 수출한 지역으로 현대차의 수출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곳"이라며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 2010년까지 누적 수출 180만대 이상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