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차 아세안(ASEAN) 경제장관회의가 21일 닷새간의 일정으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막된 가운데 아세안 10개국이 유럽연합(EU)과 유사한 단일 시장 체제인 '아세안경제공동체(AEC)' 결성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이번 회의에서는 일본이 약 1억달러의 자금 제공을 약속하며 아시아경제협력체 발족을 제안할 전망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아세안 10개국은 중국과 인도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EU와 같은 형태의 AEC 결성을 당초 계획보다 5년 앞당겨 2015년까지 마무리하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들 국가가 추진하고 있는 AEC는 회원국 내부의 자유로운 교역과 투자 유치를 위해 모든 규제와 장벽을 철폐한 경제공동체로 EU와 거의 동일하지만 단일 통화 체제는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옹 켕 용 아세안 사무총장은 "중국 인도 등의 경쟁력이 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며 AEC의 조기 결성을 촉구했다.

일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사한 아시아경제협력체 발족을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AP통신은 일본의 니카이 도시히로 경제산업상이 "한국 중국 호주 뉴질랜드 인도 및 아세안 등 총 16개국이 참여하는 '범아시아 자유무역지대'를 공식 제안할 방침"이라며 "이 기구 창설과 운영을 위해 일본 정부가 약 1억달러의 자금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이 같은 시도가 중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아시아 지역에서 경제 패권을 확고히 다지겠다는 의지라고 해석했다.

이번 회의에 참가한 나라는 베트남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