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미국발 호재를 바탕으로 조정국면 탈피의 가능성을 엿보인 한 주가 지나갔다.

코스닥시장은 아직 뚜렷한 반전 모멘텀을 발견하지는 못한 상태지만 유가증권시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을 재료로 한 미국 증시의 박스권 돌파, 여타 해외증시의 상승기조와 맞물려 상황 반전에 대한 기대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내주에는 증시의 눈길을 모으는 경제지표나 실적발표가 없어 시장의 수급과 투자심리의 움직임이 시장의 향방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 유가증권시장 = 지수 1,292선에서 출발한 이번 주 코스피시장은 4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1,331.10으로 마감, 120일 이동평균선을 소폭이나마 상향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반전을 이끈 핵심재료는 이번 주 발표된 미국의 물가지표가 예상치를 밑돈 점과 경기선행지수의 부진이다.

분명 경기둔화를 감지하게 하는 부정적 재료지만 오랫동안 미국의 금리 인상 중단 여부에 목을 매 온 증시가 이를 경기둔화 우려보다 금리 인상 중단의 청신호로 받아들이면서 상승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연속 상승과정에서 시장은 특히 기술주의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반기 기술주들의 실적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국내외에서 일제히 제기되며 삼성전자가 3개월 만에 65만원대를 돌파한 것을 선두로 전기.전자업종지수가 7%에 이르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 상승의 선도주자로 재부상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수급의 선순환 징후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한계에 도달한 프로그램 매매를 대신해 주 후반 이틀 연속 전개된 외국인들의 기술주 중심 순매수가 이를 대변한다.

내주에는 주요 경제지표 등 예고된 대형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지 않은 '모멘텀 부재기'다.

따라서 1,330대로 높아진 지수의 중심축 부근에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과 수급 선순환 여부에 따라 등락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대우증권 이건웅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는 경제지표나 실적보다는 이벤트나 시장심리에 의해 지수가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어 5월 이후 지속된 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정보기술산업의 업황회복과 환율상승을 근거로 기술주와 자동차주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며 업황개선과 함께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된다면 4월 이후 과도한 매도가 이뤄진 전기.전자와 철강, 자동차주에 매수가 몰릴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대한투자증권 김대열 애널리스트도 "시장은 점진적인 상승기조 속에 있다"며 "선도주와 가격메리트가 있는 후발주들이 이격을 축소하는 순환매 장세를 고려해 접근하는 것이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 코스닥시장 = 지난 주 장기 횡보세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던 코스닥시장은 이번 주, 주 초반 상승 흐름이 꺾이는 듯 했으나 주 후반 이틀 연속 상승하며 전약후강의 흐름을 나타냈다.

지수는 주 후반 강세로 550선을 지켜내는 데 성공했으나, 지난주에 비해 0.23% 내린 551.91로 한 주를 마감했다.

이번 주 와이브로 테마를 바이오가 이어받는 등 테마주를 중심으로 코스닥시장이 탄력을 받는 모습을 보여줘, 전문가들은 1,300선 돌파 이후 매물소화 공방이 진행될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지수 부담이 적은 코스닥시장이 투자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거래대금 증가와 실적주 주도 장세, 우회상장기업의 실적 가시화,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매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화증권 이상준 애널리스트는 "심리적인 변화에 민감하고 개인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이 투자의 대안으로 부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테마별 우량 중소형주의 수익률 게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신동민 애널리스트는 "코스닥시장이 540~550선이 바닥권임을 확인시키며 수확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며 "그러나 몇가지 우려사항이 확실히 걷힌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런 접근도 일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와이브로 등 테마주는 차익을 실현하고 반도체 부품, 장비 등 반도체 주변 종목과 하반기 실적 호전주, 배당 유망주 등으로 종목을 갈아타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주변종목에 대한 수익성 둔화 우려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진단했고, 신 애널리스트는 "현금비중을 유지하고 전체적으로 투자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한편 낙폭이 컸던 종목, 배당 유망주는 선취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곽세연 기자 jsking@yna.co.krksy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