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3학년인 송용호씨(22)는 지난 6월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낼까 궁리하던 중 중소기업청의 '혁신형 중소기업 창업가정신 연수 프로그램' 안내문을 보고 망설임 없이 신청했다.

기업 현장을 체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연수생으로 선발된 송씨가 간 곳은 경기도 평택에 있는 자동차 금형 및 부품 제작업체 창성테크(대표 이희찬).직원 26명에 연매출 60억원을 올리는 작은 회사였다.

푸른 색깔의 작업복과 기숙사 방을 배정받은 송씨는 3주간의 연수내용과 안전사항에 대한 교육을 받은 뒤 자동차부품 생산라인에 배치됐다.

엔진 소음을 줄이는 '대시 이너'를 만드는 라인으로 창성이 최근 새로 진출한 사업 분야였다.

작업환경은 생각보다 깨끗했고 안전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다.

1주 정도 지나니 일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생산량에서 기존 직원들과의 차이가 거의 없어졌고 야간 잔업까지 했다.

송씨는 "가족 같은 분위기에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특히 현장 애로사항이 담당 임원에게 바로 전달돼 즉시 개선이 이뤄지는 것을 보고 중소기업의 장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3주 동안의 임금으로 70만원을 받은 그는 "돈도 돈이지만 진로를 결정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며 "원래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었으나 이젠 빨리 군 복무를 마치고 중소기업에서 몇 년 경험을 쌓은 후 창업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고 말했다.

송씨가 참여했던 '혁신형 중소기업 창업가정신 연수 프로그램'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등 4개 공과 대학생 154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6일부터 3주 동안 실시됐다.

연수가 끝난 후 중기청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참가 학생들의 93.1%가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 프로그램 실시 전의 설문조사 때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었던 83명 가운데 91.5%는 연수 후 중소기업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이들은 인식이 바뀐 이유로 '개인 발전 가능성이 크다(37%)','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27.8%)' 등을 꼽았다.

이번 연수를 통해 취업이 이뤄진 경우도 있다.

한양대 세라믹공학과 4학년 강동완씨는 이번에 연수받은 다산네트웍스에서 다음 달부터 정식 직원으로 근무하기로 했다.

강씨는 "당초 대기업에 취직하려고 했으나 개인의 능력을 키우는 데 중소기업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는 것을 연수과정에서 깨달았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