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참여정부가 마무리되는 2008년에는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 국민소득 증가는 견실한 경제성장의 결과라기보다는 원화 절상(원·달러 환율 하락)에 기인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환율 움직임에 따라 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더라도 국민들의 생활 수준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노 대통령이 이날 '소득 2만달러 달성'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한 것은 최근 2년간 1인당 국민소득이 매년 2000달러 내외씩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003년 1만2720달러이던 1인당 국민소득은 2004년에는 1만4193달러(전년 대비 11.6% 증가)로 높아졌고,지난해에는 1만6291달러(전년 대비 14.8% 증가)로 뛰어 매년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1인당 국민소득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2004년 하반기 이후 원화가 큰 폭으로 절상된 데 따른 '착시 효과'가 상당 부분 작용했다.

이 기간 중 원화가치는 2004년 4.0%,2005년 10.5%씩 절상됐다.

이 때문에 원화 절상 효과를 제거한 원화 기준 1인당 국민소득 증가율은 2004년 7.2%,2005년 2.7% 등으로 달러화 기준 1인당 국민소득 증가율에 크게 못 미친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국민들의 소비 능력과 삶의 질을 결정하는 실질 국민총소득 증가율이 교역조건 악화 등으로 정체돼 있어 1인당 국민소득이 늘어도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