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국은행 민간연구소들이 최근 국내 경기에 대해 엇갈린 진단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경기가 이미 꺾였다'는 판단을 공식적으로 내놓아 주목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국내 경기가 세계경제 둔화와 유가 급등,글로벌 유동성 축소 등으로 인해 올해보다 더 나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함께 내놓았다.

전영재 삼성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4일 '경기사이클 축소의 원인과 해법' 보고서에서 "경기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국내 경제는 1분기 정점을 지나 완만한 하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건설 부문의 부진을 제외하고는 소비나 투자 등 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 흐름이 아직 양호하다는 정부의 진단과 대비되는 것이다.

경기 하강의 근거로 전 연구원은 △전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작년 4분기 1.6%를 기록한 이후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1.2%,0.8%로 계속 낮아진 점 △계절조정 후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순환변동치가 지난 2분기에 기준치(100) 밑으로 떨어진 점 등을 제시했다.

재고-출하 순환지표에서도 재고증가 속도가 빨라져 경기 확장이 마무리 단계임을 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순영 삼성연 상무도 최근 '세리CEO(최고경영자) 회원 초청 조찬세미나'에서 "경기지표가 괜찮다고 강조하는 낙관론과 심리지표 악화를 내세운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며 "재고-출하 순환도 등으로 미뤄볼 때 경기는 1·4분기를 고점으로 꺾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