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여름만 되면 근로자들이 거리로 뛰쳐나가는 파업이 하나의 의식(ritual) 처럼 벌어지고 있지만 앞으론 노조가 그런 파업의 성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판이 14일 전망했다.

이 신문은 포항지역 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점거 농성과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 등을 사례로 들며 그 같은 의례적인 노동쟁의로 근로자들은 두 자릿수 임금 인상과 고용 안정이라는 혜택을 누려왔지만 그런 시절은 지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비용 상승과 생산성 하락,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더 이상 근로자들에게 후한 보상을 지속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이 신문은 일본자동차 회사의 경우 근로자들의 생산성이 높아 한국자동차 회사들보다 차 한 대당 인건비가 더 싸졌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월지는 한국 기업들이 비용을 줄이고 글로벌 시장에 더 다가가기 위해 해외공장 이전을 늘리고 있다며 그로 인해 노동계가 어떤 전략을 택하든 영향력은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지난해 미국 공장을 개설한 데 이어 러시아에서의 영업 확대를 시도하고 있는 자동차부품업체 만도의 오상수 최고경영자(CEO)가 인터뷰에서 "인도 기술자들은 고용 비용이 한국인들보다 저렴할 뿐 아니라 일을 더 잘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기업 분위기를 전했다.

또 골드만삭스의 리서치 담당 김선배 이사의 말을 인용,"한국 내 제조업 위축은 세계화를 위해 지불하는 일종의 비용"이라고 보도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