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개 공인외국투자기관(QFII)에 허용된 중국 주식시장 투자한도 80억달러 돌파,중국은행 상장으로 10여개 해외 투자은행 수십억 달러 챙겨,해외 투자기관의 중국 오피스빌딩 매입 붐…. '

요즘 중국 신문에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외국 금융기관의 중국 진출 상황이 보도된다.

연말로 예정된 금융시장 완전 개방을 앞둔 외국 금융자본의 중국행 러시다.

보도 가운데 한국 금융기관은 없다.

서방 선진 금융기관에 비해 자금력이 떨어지는 국내 금융회사들은 그동안 진입장벽에 막혀 중국 비즈니스에 엄두를 내지도 못했다.


신기술금융사업자 KTB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 회사가 1000만달러의 차이나펀드를 조성한 것은 2004년 12월.KTB는 이 자금 중 750만달러를 중국 4개 벤처 회사에 투자했다.

결과는 '4타수 4안타'.150만달러를 투자했던 중국 최대 인터넷미디어 업체 포커스미디어는 최근 나스닥 상장에 성공,KTB 투자가치가 1150만달러로 불어났다.

투자이익 1000만달러는 이미 전액 회수했다.

KTB의 또 다른 투자업체인 쓰촨(四川)성 바이오 기자재 업체 칼링테크는 올 10월 홍콩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다.

투자금(250만달러)의 4배 이상은 충분히 챙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 시작 1년 반 만에 거둔 결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안타'를 넘어 '홈런'이라는 게 주위의 평가다.

KTB의 중국파트너인 UCI(維衆投資)사의 위웨이(余蔚) 사장은 "KTB의 중국 투자 규모는 아직 크지 않지만 투자관리 기법에서는 서방 창투 기관을 능가한다"며 "중국과 해외에 국제 '창투 네트워크'를 구축한 KTB는 중국의 창투 비즈니스에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1차 투자펀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서방 투자기관 그리고 중국 UCI와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밖에 한솔창투 미래에셋 등도 차이나펀드를 조성해 주식시장,벤처기업,부동산 분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은행도 공격적인 영업을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상하이 금융타운 푸둥(浦東)에 자리 잡은 우리은행 상하이지점.이달 초 이 지점은 중국 은행감독원의 예상치 않은 감사를 받아야 했다.

올 상반기 여신액이 작년 말 대비 무려 45.9%나 급증,3억7000만달러에 달한 게 그 이유였다.

감사 결과는 '정상'이었다.

"감사요원들 역시 놀랐습니다.

여신이 급증했지만 연체자산 제로(0),부실채권율 0%였으니까요.

중국 은행들이 우리은행을 본받아야 한다며 떠났습니다."(김대식 지점장)

우리은행 상하이지점의 여신액이 급증한 이유는 중국돈인 런민비(人民幣) 영업에 있었다.

김 지점장은 "중국계 은행은 대출만기가 되면 연장해 주지 않고 일단 전액 회수하는 규정이 있다"며 "우리은행은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심사를 통과한 기업엔 그냥 연장해 주는 방식으로 고객을 유치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도 연말 런민비 영업의 완전 개방을 겨냥,인력을 보강하고 다른 지역의 기업고객 유치에 나서는 등 확대 경영을 펼치고 있다.

산업은행은 국제신용도를 바탕으로 투자은행 업무에 역점을 두고 있다.

보험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화재는 1년 전 외국계 보험회사로는 최초로 중국 내 법인을 세워 보험시장의 블루오션을 열었다.

사고가 생기기 전 사고방지 컨설팅을 제공하는 삼성화재의 '사전서비스(before service)'는 중국 보험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삼성화재의 주 고객은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중국 진출 삼성 계열사.그러나 최근 본점과의 공조를 통해 펩시 미쉐린 바스프 등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배호경 삼성화재 상하이법인장은 "전체 매출에서 외국 다국적기업의 비율이 10%에 그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50%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주요 도시에 자회사 설립을 늘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시장 완전 개방을 맞아 국내 금융업체의 중국시장 공략에 시동이 걸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