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權錫 <중소기업은행장·kskang1@kiupbank.co.kr>

최근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문제를 놓고 국론이 분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초강대국인 미국과의 FTA는 질게 뻔한 게임에 뛰어드는 것과 같으며 미국에 대한 경제적인 예속(隸屬)이 심화할 것이 뻔하기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를 저지해야 한다는 것이 반대론자의 입장이다.

그러나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로서는 국가 간 교역을 통해서만이 경제 발전을 도모하고 국가를 부강(富强)하게 할 수 있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어찌 보면 우리가 먼저 나서서 자유무역을 주창해야 할 입장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쟁하지 않는 생명체는 도태할 수밖에 없는 게 자연법칙이다.

이는 개인 조직 기업 국가 모두 마찬가지다.

지속적으로 경쟁에 부딪치고 이를 이겨내는 개인과 조직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해 '실낙원(失樂園)'한 후 그 대가(代價)로 자유를 얻었다.

그러나 에덴동산에서 추방되는 인간에게 하느님은 '이제부터는 네가 얼굴에 땀을 흘려야 먹을 것을 얻을 것'이라고 명령한다.

인간은 자유를 얻은 대신 땀을 흘려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굴레가 씌어진 것이다.

자유의 대가인 땀은 치열한 경쟁을 의미하며,이런 점에서 경쟁은 인간의 원죄(原罪)와 같은 숙명인지도 모르겠다.

경쟁과 배치되는 개념이 과(過)보호다.

과보호란 경쟁이라는 숙명적인 자연법칙에 어긋나기에 필연적으로 부작용을 낳게 된다.

일례로 우리나라는 농어촌 근대화라는 명목으로 수조원의 자금을 지원해왔지만 수십년이 흐른 지금 농어촌의 경쟁력은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부채만 키워 왔다.

한때 전 세계를 풍미(風靡)했던 사회주의 이론은 경쟁을 배제하고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소비한다'는 비현실적인 이상론만을 따랐기 때문에 역사적 유물(遺物)이 되어가고 있다.

반면 무한 경쟁의 냉철한 시장논리에 기반을 둔 자본주의 사회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번영을 구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만 봐도 수출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경쟁했던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철강 등은 결국 세계적인 수준까지 이르러 국민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지 않은가?

미국과의 FTA는 더이상 미룰 수 없다.

미국과의 경쟁에서 꼭 우리가 지기만 할 것이라는 패배주의에 빠져 있을 필요는 없다.

경쟁 격화는 일부 고통을 수반하겠지만 더 큰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