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컵에 반절 남은 물을 보는 시각은 두 가지다.

'물이 반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과 '물이 반이나 남았다'는 게 그것이다.

반밖에 남지 않았다는 시각은 비관론이 그만큼 우세하다는 걸 뜻한다.

최근 뉴욕증시도 비슷하다.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너무 좋으면 인플레이션이 우려돼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표가 좋지 않으면 경기둔화 속도가 빨라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투자자들로선 최근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를 동시에 걱정해야 하는 고민에 빠져 있다.

이번주는 이런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인플레이션 지표와 경기지표가 발표되는 만큼 어느 한쪽의 방향성이 더 우세할지를 판단해볼 수 있어서다.

가장 주목되는 지표는 오는 16일 발표될 7월 소비자물가다.

월가에서는 7월 소비자물가가 전달보다 0.4% 올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달의 0.2%보다 높은 수준이다.

만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월가의 예상치보다 높을 경우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추가 금리인상 우려감이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15일에는 7월 생산자물가가 발표된다.

경기둔화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는 16일 발표될 7월 건축허가 및 주택착공 실적과 17일 나올 7월 경기선행지수다.

경기선행지수도 지난달과 같은 0.1%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에는 이와 함께 △뉴욕엠파이어 스테이트지수(15일) △7월 산업생산동향(16일) 등이 발표된다.

국제 유가 흐름도 여전히 중요한 변수다.

이번주에는 대형 소매업체가 대거 실적을 발표한다.

15일에는 월마트를 비롯 가정용품 전문업체인 홈디포,문구용품 전문업체인 스테이플스 등이 실적을 내놓는다.

또 17일엔 갭과 시어스가 실적을 공개한다.

HP와 델도 16일과 17일 잇따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