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 바로 알기] 순환출자와 가공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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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씨는 100억원을 투자해서 A회사를 설립했다.
이 때 A회사의 대차대조표에는 대변에 자본금으로 100억원,차변에 현금 자산으로 100억원이 잡힌다.
당연히 A회사의 경영권은 부자씨의 것이다.
부자씨는 그 100억원 중에서 80억원을 떼어 새로운 회사인 B를 설립한다.
A회사는 그 80억원의 대가로 B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게 된다.
한편 B회사의 대차대조표에는 출자받은 80억원이 자본금으로 잡힌다.
B회사의 경영권도 A회사의 경영자인 부자씨의 것이 된다.
그 후 부자씨는 A회사에 남은 20억원으로 사옥을 구입하고,B회사의 80억원으로는 공장시설을 마련했다고 해보자.
이렇게 되면 A회사 대차대조표의 대변에는 자본금 100억원이 기입되고, 차변에는 사옥 20억원과 B사 주식 80억원이 기입된다. B회사의 대차대조표에는 대변에 자본금이 80억원,차변에 공장 80억원이 기재된다.
이쯤되면 대부분의 독자들은 가뜩이나 날도 더운데 짜증이 날 테고,그러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도 필자가 장황하게 설명을 하는 이유는 요즈음 공정거래위원회가 들고 나오는 순환출자와 가공자본 간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대차대조표 없이 가공자본 개념을 설명할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다.
B회사에 80억원을 출자했음에도 불구하고 A회사 장부의 대변에는 최초에 투자된 100억원의 자본금은 그대로 남는다.
반면 B사 장부의 대변에는 80억원의 자본금이 생겨났다.
부자씨가 투자한 돈은 100억원뿐인데,두 회사 장부상의 자본금을 합한 금액은 180억원으로 늘었으니 그 차액 80억원은 가공자본금이 되는 셈이다.
A사가 보유한 B사의 주식가치를 가공자본금으로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가공자본금은 나쁠까.
그렇지 않다.
장부상으로 자본금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그것이 부자씨의 재산을 늘린 것도 아니고,그 과정에서 누가 손해를 본 것도 아니다.
두 회사의 실질적 자산 가치는 A회사의 사옥 20억원, B회사의 공장시설 80억원을 합친 100억원이다.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가공자본금이 부채비율을 작아보이게 해서 채권자의 오판을 불러올 가능성이다.
예를 들어 순환출자가 없는 상태에서 100억원을 대출받을 경우 부자씨의 자기자본에 대한 부채비율은 100%다.
그러나 순환출자된 상태에서는 A가 50억원을 대출받고 B가 50억원을 대출받는다면 부채총액은 같더라도 부채비율은 A사 50%(50÷100),B사 62.5%(50÷80)가 되고 평균은 56%로 낮아진다.
은행 등의 채권자들이 그런 숫자에 현혹될까? 즉 은행이 A회사의 자본금 액수나 부채비율을 보고 돈을 빌려주고 말고 할까? 그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자본금이 얼마이든지 그 회사가 어떤 담보를 가지고 있으며,신용상태는 어떤지,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돈을 잘 벌지 같은 것이 대출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가공자본이 늘어난다고 해서 그 기업의 부도 확률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외부 투자자들이 속을 염려가 있다면 그것은 연결재무제표의 공시를 통해서 해결할 일이다.
A나,B회사에 주식 투자를 하려는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각 회사에 어떤 재산이 있고 앞으로의 전망이 어떤지가 문제이지,자본금이 얼마로 되어 있는지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 아닐 것이다.
'경영자는 악하다'는 전제가 참 명제가 아니라면 가공자본의 형성을 이유로 순환출자를 금할 탄탄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KCH@cfe.org
이 때 A회사의 대차대조표에는 대변에 자본금으로 100억원,차변에 현금 자산으로 100억원이 잡힌다.
당연히 A회사의 경영권은 부자씨의 것이다.
부자씨는 그 100억원 중에서 80억원을 떼어 새로운 회사인 B를 설립한다.
A회사는 그 80억원의 대가로 B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게 된다.
한편 B회사의 대차대조표에는 출자받은 80억원이 자본금으로 잡힌다.
B회사의 경영권도 A회사의 경영자인 부자씨의 것이 된다.
그 후 부자씨는 A회사에 남은 20억원으로 사옥을 구입하고,B회사의 80억원으로는 공장시설을 마련했다고 해보자.
이렇게 되면 A회사 대차대조표의 대변에는 자본금 100억원이 기입되고, 차변에는 사옥 20억원과 B사 주식 80억원이 기입된다. B회사의 대차대조표에는 대변에 자본금이 80억원,차변에 공장 80억원이 기재된다.
이쯤되면 대부분의 독자들은 가뜩이나 날도 더운데 짜증이 날 테고,그러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도 필자가 장황하게 설명을 하는 이유는 요즈음 공정거래위원회가 들고 나오는 순환출자와 가공자본 간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대차대조표 없이 가공자본 개념을 설명할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다.
B회사에 80억원을 출자했음에도 불구하고 A회사 장부의 대변에는 최초에 투자된 100억원의 자본금은 그대로 남는다.
반면 B사 장부의 대변에는 80억원의 자본금이 생겨났다.
부자씨가 투자한 돈은 100억원뿐인데,두 회사 장부상의 자본금을 합한 금액은 180억원으로 늘었으니 그 차액 80억원은 가공자본금이 되는 셈이다.
A사가 보유한 B사의 주식가치를 가공자본금으로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가공자본금은 나쁠까.
그렇지 않다.
장부상으로 자본금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그것이 부자씨의 재산을 늘린 것도 아니고,그 과정에서 누가 손해를 본 것도 아니다.
두 회사의 실질적 자산 가치는 A회사의 사옥 20억원, B회사의 공장시설 80억원을 합친 100억원이다.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가공자본금이 부채비율을 작아보이게 해서 채권자의 오판을 불러올 가능성이다.
예를 들어 순환출자가 없는 상태에서 100억원을 대출받을 경우 부자씨의 자기자본에 대한 부채비율은 100%다.
그러나 순환출자된 상태에서는 A가 50억원을 대출받고 B가 50억원을 대출받는다면 부채총액은 같더라도 부채비율은 A사 50%(50÷100),B사 62.5%(50÷80)가 되고 평균은 56%로 낮아진다.
은행 등의 채권자들이 그런 숫자에 현혹될까? 즉 은행이 A회사의 자본금 액수나 부채비율을 보고 돈을 빌려주고 말고 할까? 그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자본금이 얼마이든지 그 회사가 어떤 담보를 가지고 있으며,신용상태는 어떤지,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돈을 잘 벌지 같은 것이 대출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가공자본이 늘어난다고 해서 그 기업의 부도 확률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외부 투자자들이 속을 염려가 있다면 그것은 연결재무제표의 공시를 통해서 해결할 일이다.
A나,B회사에 주식 투자를 하려는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각 회사에 어떤 재산이 있고 앞으로의 전망이 어떤지가 문제이지,자본금이 얼마로 되어 있는지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 아닐 것이다.
'경영자는 악하다'는 전제가 참 명제가 아니라면 가공자본의 형성을 이유로 순환출자를 금할 탄탄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KCH@cf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