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독립운동가,종교인으로서 일제 강점의 암흑기를 밝혔던 만해 한용운 선생(1879~1944)의 민족정신과 문학혼을 기리는 축제가 열린다. 매년 8월 강원도 인제군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11~13일 열리는 '2006 만해축전'이다. 백담사는 만해가 출가한 곳일 뿐만 아니라 '님의 침묵' 등을 썼던 대표적 유적지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총재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 등이 주최하는 올해 만해축전은 문학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 마침 올해가 현대시조 탄생 100주년이어서 시조문학에 관한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11일 오후 2시 시인학교 입교식을 시작으로 시조문학 심포지엄(11일) '현대시조 100년 고유제''불교문학 심포지엄''문학과 종교 심포지엄''제10회 만해대상 시상식'(12일) 등이 이어진다.

12일 오후 6시에는 이병기 이은상 조운 김상옥 정완영 등 대표적 시조시인의 작품에 곡(曲)을 붙인 '현대시조 작곡 발표 음악회'도 열린다. 이어 13일에는 '현대시조 100년 세계 민족시 대회'와 국제문학.한국문학 심포지엄이 개최된다.

만해의 삶과 사상을 조명한 '만해 한용운 평전'(시대의창)도 출간됐다. 백범 김구,단재 신채호,심산 김창숙 등의 평전을 쓴 김삼웅 독립기념관장의 '현대인물시리즈' 네 번째 편. 종교.사회.문학.교육 등 다방면에 걸친 만해 사상의 궤적을 주제별로 정리했다. 김 관장은 당시 불교를 비판하고 개혁 방안을 제시한 실천적 종교인로서의 만해를 논설 '조선불교유신론'으로 짚어낸다.

또한 독립투사로서 만해의 모습은 일본인 검사와 경찰의 심문 과정에서 독립의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해 작성한 '조선독립이유서'를 중심으로 살핀다. 저자는 조선독립선언의 동기와 이유,조선총독 정책,조선독립의 자신 등을 밝힌 '조선독립이유서'를 조목조목 살피면서 "감옥에서 참고서 하나 없이 집필한 '의지의 격문'"이라고 표현했다.

아울러 시집 '님의 침묵'과 다수의 미발표 소설 등을 남긴 뛰어난 문장가,교육사업과 노동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진 사회활동가로서 만해의 모습까지도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624쪽,1만6500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