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원유 수입 물량의 80%가 통과하는 말라카해협이 '해적 소굴'이란 오명에서 벗어날 조짐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9일 세계적 해상보험회사 로이즈가 말라카해협을 '고위험 지역'에서 제외했으며 이에 따라 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보험료가 낮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즈는 그동안 이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대해 전쟁 위험 지역에 준하는 보험료를 받아왔다.
이번 결정에 대해 로이즈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들이 해상 및 공중 순찰을 강화하면서 해적 활동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제해사국(IMB)에 따르면 말라카해협에서 해적들의 공격 건수는 2004년 38건에서 지난해 12건으로 199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 세계 해적 공격 가운데 이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도 이 기간 12%에서 4%로 떨어졌다.
하지만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올 상반기 3건에 그쳤던 해적 공격 건수가 지난달과 이달 들어 5건이나 발생,통행 선박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포텐갈 무군단 IMB국장은 "조금만 틈을 보이면 해적들의 공격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의 빈약한 치안 유지력도 문제다.
로이즈도 아체 반군이 활동하고 있는 수마트라섬 북서부 지역을 들르는 선박에 대해선 "여전히 높은 보험료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