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하원 의석이 가족 간의 세습으로 채워지고 있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 인터넷판은 상하원 의원이나 주지사와 혈연 관계가 있는 상하원 의원의 수가 1986년에는 24명이었으나 20년이 지난 지금은 5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8일 보도했다.

이들 중 형제 자매는 4명, 남편의 뒤를 이어 상하원에 진출한 미망인은 4명, 상하원 의원의 자손은 수 십명에 이른다.

대표적인 사례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 상원 의원. 클린턴 대통령 퇴임 후 상원의원에 당선된 힐러리 의원은 현재 민주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꼽히고 있다.

프랭크 머코우스키 상원의원은 알래스카 주지사로 선출된 뒤 딸 리사에게 자신의 상원의원직을 물려줬으며 존 퀸시 애덤스 대통령나 조지 부시 대통령 처럼 `부자(父子) 대통령'이 나오기도 했다.

정치인 가족들이 오는 11월 7일 중간선거에 대거 출마할 예정이어서 미 의회에서 정치인 가족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말했다.

거스 빌리라키스(공화)와 크리스 오웬스(민주)가 각각 플로리다주와 뉴욕주에서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하원 의원을 노리고 있으며 주지사 아들인 밥 케이시(민주)와 톰 킨(공화)도 각각 펜실베이니아주와 뉴저지주 상원 의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네바다주에서는 지미 카터 대통령의 아들인 잭 카터가 상원 의원에 출마했으며 돈 기번즈는 남편의 뒤를 이어 하원 진출을 꿈꾸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인 가족들이 의원직을 독차지하면 의회가 `내부자 클럽'으로 부정적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정치 왕조'의 저자인 스티븐 헤스는 정치도 일종의 직업이어서 제빵사가 자녀에게 빵집을 물려주듯 정치인들도 지역구를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미 상원 역사학자 리처드 베이커는 "유명인의 자녀는 종종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 상하원 의원직을 일가 친척이 독차지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