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키운 대형마트 백화점 브랜드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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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할인점)의 백화점 시장 잠식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가공식품,가전에 이어 최근엔 아동복 언더웨어 수영복 매출에서도 대형마트의 비중이 가파르게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백화점(百貨店)'이란 이름이 대형마트에 더 어울린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지난해 이마트 등 대형마트의 총 매출은 23조5560억원으로 백화점 매출(17조1543억원)보다 6조원가량 많았다.
대형마트가 상위 3사 간 경쟁으로 매년 출점을 지속,덩치를 키우고 있는 데 비해 백화점은 지난해 신규 출점이 한 곳도 없을 정도로 정체 상태에 빠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격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주요 상품군의 '대형마트 쏠림현상'도 매출 격차를 벌리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매출 규모가 가장 큰 가전제품의 경우 올 상반기(LG전자 삼성전자 추정치) 대형마트의 시장 점유율이 약 11%로 백화점(3.5%)보다 3배 이상 높다.
이 같은 현상은 유아·아동복 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한국섬유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유아복 시장에서 대형마트 비중은 23.5%로 백화점(21.7%)을 제쳤다.
아동복 시장에서도 2001년 7.3%에 불과했던 것이 작년 18.7%로 뛰어오르며 백화점을 맹추격하고 있다.
최근에는 언더웨어와 수영복 시장도 대형마트로 속속 넘어가고 있다.
수영복의 경우 지난해까진 백화점이 550억원의 매출을 올려 대형마트를 100억원 차이로 따돌렸으나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대형마트가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언더웨어 역시 연간 매출의 5분의 2가 대형마트를 통해 발생,백화점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주요 상품에서 매출 비중이 속속 역전되고 있는 것은 대형마트가 집객 효과가 큰 데다 백화점에 비해 상품을 싼 값에 공급할 수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재환 홈플러스 수영복 담당은 "4피스 수영복을 예로 들면 '엘르' 등 백화점 상품이 15만∼20만원 선인 데 비해 할인점에선 5만7000~6만8000원이면 동일한 질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며 "브랜드 수에서도 백화점 4∼5개,대형마트 11개 안팎으로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높은 입점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을 고집하던 중가 브랜드들이 대형마트의 집객 효과에 매력을 느끼고 백화점 영역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도 또 다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신사복이 대표적인 사례다.
홈플러스의 경우 지난 상반기 신사복 매출이 전년 대비 30%가량 증가하자 백화점 브랜드였던 '칼립소'가 올 하반기 입점키로 통보해 온 것.
임춘택 홈플러스 신사복 담당은 "작년까지만 해도 신규 오픈 매장에 보통 2∼3개 신사복 브랜드가 들어왔지만 올해는 5∼6개로 늘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공세로 인해 백화점은 수입품 위주의 패션 전문관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의 경우 국내 브랜드 비중은 △스포츠용품 19% △생활용품 22% △가전 25% △란제리 33% △남성 패션 44% 등 평균 39%에 불과하다.
윤종대 신세계유통연구소 연구원은 "일본의 다이마루 후지이점이 100% 패션 전문점으로 변신한 것이나 백화점 호텔 오피스가 결합된 다이마루 삿포로점처럼 한국 백화점도 큰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가공식품,가전에 이어 최근엔 아동복 언더웨어 수영복 매출에서도 대형마트의 비중이 가파르게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백화점(百貨店)'이란 이름이 대형마트에 더 어울린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지난해 이마트 등 대형마트의 총 매출은 23조5560억원으로 백화점 매출(17조1543억원)보다 6조원가량 많았다.
대형마트가 상위 3사 간 경쟁으로 매년 출점을 지속,덩치를 키우고 있는 데 비해 백화점은 지난해 신규 출점이 한 곳도 없을 정도로 정체 상태에 빠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격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주요 상품군의 '대형마트 쏠림현상'도 매출 격차를 벌리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매출 규모가 가장 큰 가전제품의 경우 올 상반기(LG전자 삼성전자 추정치) 대형마트의 시장 점유율이 약 11%로 백화점(3.5%)보다 3배 이상 높다.
이 같은 현상은 유아·아동복 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한국섬유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유아복 시장에서 대형마트 비중은 23.5%로 백화점(21.7%)을 제쳤다.
아동복 시장에서도 2001년 7.3%에 불과했던 것이 작년 18.7%로 뛰어오르며 백화점을 맹추격하고 있다.
최근에는 언더웨어와 수영복 시장도 대형마트로 속속 넘어가고 있다.
수영복의 경우 지난해까진 백화점이 550억원의 매출을 올려 대형마트를 100억원 차이로 따돌렸으나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대형마트가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언더웨어 역시 연간 매출의 5분의 2가 대형마트를 통해 발생,백화점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주요 상품에서 매출 비중이 속속 역전되고 있는 것은 대형마트가 집객 효과가 큰 데다 백화점에 비해 상품을 싼 값에 공급할 수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재환 홈플러스 수영복 담당은 "4피스 수영복을 예로 들면 '엘르' 등 백화점 상품이 15만∼20만원 선인 데 비해 할인점에선 5만7000~6만8000원이면 동일한 질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며 "브랜드 수에서도 백화점 4∼5개,대형마트 11개 안팎으로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높은 입점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을 고집하던 중가 브랜드들이 대형마트의 집객 효과에 매력을 느끼고 백화점 영역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도 또 다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신사복이 대표적인 사례다.
홈플러스의 경우 지난 상반기 신사복 매출이 전년 대비 30%가량 증가하자 백화점 브랜드였던 '칼립소'가 올 하반기 입점키로 통보해 온 것.
임춘택 홈플러스 신사복 담당은 "작년까지만 해도 신규 오픈 매장에 보통 2∼3개 신사복 브랜드가 들어왔지만 올해는 5∼6개로 늘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공세로 인해 백화점은 수입품 위주의 패션 전문관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의 경우 국내 브랜드 비중은 △스포츠용품 19% △생활용품 22% △가전 25% △란제리 33% △남성 패션 44% 등 평균 39%에 불과하다.
윤종대 신세계유통연구소 연구원은 "일본의 다이마루 후지이점이 100% 패션 전문점으로 변신한 것이나 백화점 호텔 오피스가 결합된 다이마루 삿포로점처럼 한국 백화점도 큰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