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용환 스틱IT 사장 "사우디 부자모임에 회원가입해 설득했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무작정 '열려라 참깨'만 외치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이슬람 금융의 문을 열 수 없습니다.
먼저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고 코란의 가르침에 어긋나지 않는 투자기법을 개발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최근 국제 금융시장에서 주목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슬람 금융(한경 8월7일자 A5면 참조)에 대해 스틱IT투자의 도용환 사장(49)이 해주는 조언이다.
스틱IT투자는 국내 금융회사로는 유일하게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한 기업이다.
이 회사는 2004년 사우디 아라비아의 부동산 전문 기관투자가인 '세드코(SEDCO)'로부터 1200만달러를 유치한 것을 시작으로 작년 8월에는 미살 알 사우드 왕자를 회사 주주(출자액 900만달러)로 영입했으며 같은 해 10월 이 왕자로부터 3000만달러를 출자받아 1억2000만달러 규모의 세컨더리펀드를 조성했다.
올 들어서도 사우디 최대 은행인 NCB가 단독으로 출자한 1억달러 규모의 사모펀드(PEF)를 지난 5월 결성했다.
자본금 365억원 규모의 창투사가 3년여 만에 사우디로부터 무려 1억5100만달러(1450여억원)의 자금을 끌어들인 셈이다.
스틱IT투자가 사우디 통(通)이 된 것은 사실 그리 오랜 일은 아니다.
중동 지역에 첫발을 디딘 2003년 초만 해도 사우디에서 스틱IT투자를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도용환 사장은 "당시 해외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미국 일본 유럽에 가는 국내 금융사는 많았지만 중동은 쳐다보지 않았다"며 "기름을 팔아 떼돈을 벌고 있는 중동에 돈을 굴리고 싶은 투자자들이 분명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 사우디로 향했다"고 말했다.
수소문 끝에 도 사장이 처음 문을 두드린 곳은 사우디의 부호(富豪) 모임인 '이슬라믹펀드월드'였다.
분기마다 한 번씩 열리는 이 컨퍼런스에 5만달러의 참가비를 내고 자리를 얻어낸 도 사장은 회의 때마다 주제 발표를 자청했다.
도 사장은 "중동 부호들에게 한 번이라도 더 눈 도장을 찍기 위해 한국의 IT(정보기술)든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든 주최측이 요구하는 대로 주제문을 만들어 어떻게든 단상에 오를 기회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도 사장은 스틱IT의 홍보보다는 한국의 벤처 홍보대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는 "인도와 중국에만 관심이 쏠려 있는 투자자들에게 스틱IT 얘길 꺼내봐야 소용없을 것 같았다"며 "휴대폰,무선 등 한국 IT산업의 독보적인 경쟁력과 아시아에서의 중심축 역할 등을 회의 때마다 강조하다 보니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투자자들이 하나둘 회사로 찾아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틱IT투자 임정강 전무는 "중동은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두드려야 하는 시장"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문서에 근거하는 서양의 계약 문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이슬람 금융은 코란의 가르침 때문에 투자 제한이 많은 듯 보이지만 어차피 수익을 바라는 투자자의 생리는 다를 바 없다"며 "코란이 금지하는 이자 수익을 다른 방식으로 스와핑하는 등의 기법을 찾아내는 게 결국 금융사의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
먼저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고 코란의 가르침에 어긋나지 않는 투자기법을 개발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최근 국제 금융시장에서 주목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슬람 금융(한경 8월7일자 A5면 참조)에 대해 스틱IT투자의 도용환 사장(49)이 해주는 조언이다.
스틱IT투자는 국내 금융회사로는 유일하게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한 기업이다.
이 회사는 2004년 사우디 아라비아의 부동산 전문 기관투자가인 '세드코(SEDCO)'로부터 1200만달러를 유치한 것을 시작으로 작년 8월에는 미살 알 사우드 왕자를 회사 주주(출자액 900만달러)로 영입했으며 같은 해 10월 이 왕자로부터 3000만달러를 출자받아 1억2000만달러 규모의 세컨더리펀드를 조성했다.
올 들어서도 사우디 최대 은행인 NCB가 단독으로 출자한 1억달러 규모의 사모펀드(PEF)를 지난 5월 결성했다.
자본금 365억원 규모의 창투사가 3년여 만에 사우디로부터 무려 1억5100만달러(1450여억원)의 자금을 끌어들인 셈이다.
스틱IT투자가 사우디 통(通)이 된 것은 사실 그리 오랜 일은 아니다.
중동 지역에 첫발을 디딘 2003년 초만 해도 사우디에서 스틱IT투자를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도용환 사장은 "당시 해외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미국 일본 유럽에 가는 국내 금융사는 많았지만 중동은 쳐다보지 않았다"며 "기름을 팔아 떼돈을 벌고 있는 중동에 돈을 굴리고 싶은 투자자들이 분명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 사우디로 향했다"고 말했다.
수소문 끝에 도 사장이 처음 문을 두드린 곳은 사우디의 부호(富豪) 모임인 '이슬라믹펀드월드'였다.
분기마다 한 번씩 열리는 이 컨퍼런스에 5만달러의 참가비를 내고 자리를 얻어낸 도 사장은 회의 때마다 주제 발표를 자청했다.
도 사장은 "중동 부호들에게 한 번이라도 더 눈 도장을 찍기 위해 한국의 IT(정보기술)든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든 주최측이 요구하는 대로 주제문을 만들어 어떻게든 단상에 오를 기회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도 사장은 스틱IT의 홍보보다는 한국의 벤처 홍보대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는 "인도와 중국에만 관심이 쏠려 있는 투자자들에게 스틱IT 얘길 꺼내봐야 소용없을 것 같았다"며 "휴대폰,무선 등 한국 IT산업의 독보적인 경쟁력과 아시아에서의 중심축 역할 등을 회의 때마다 강조하다 보니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투자자들이 하나둘 회사로 찾아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틱IT투자 임정강 전무는 "중동은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두드려야 하는 시장"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문서에 근거하는 서양의 계약 문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이슬람 금융은 코란의 가르침 때문에 투자 제한이 많은 듯 보이지만 어차피 수익을 바라는 투자자의 생리는 다를 바 없다"며 "코란이 금지하는 이자 수익을 다른 방식으로 스와핑하는 등의 기법을 찾아내는 게 결국 금융사의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