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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출총제 폐지에 조건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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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暢賢 < 서울시립대 교수·경영학 >

    최근 출자총액제한제도가 새삼 다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5·31 지방선거에서 충격적 패배를 경험한 여당 당의장이 민생살리기를 위한 획기적 정책 패키지를 뉴딜정책이라 명명하면서 그 가운데 중요한 대안으로 출총제 폐지를 시사(示唆)한 것이다.

    이 제도는 1986년 12월에 도입되었으니 이제 20여년이 다 되어 간다.

    흥미로운 것은 이 제도가 그 동안 도입-개정-폐지-재도입-재개정을 반복하면서 살아남아 왔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팔자가 드세지만(?) 생명력도 끈질긴 제도이다.

    그뿐인가.

    이 과정에서 도입목적도 계속 변화해 왔다.

    처음에는 재무구조 개선으로 시작하여 소유 분산,업종 전문화,소유지배구조개선으로 변해 왔다.

    몸은 그대로인데 옷만 계속 갈아입은 것이다.

    출총제는 기업의 타회사 주식보유를 순자산의 25%까지로 제한(制限)하는 제도이다.

    단 자산규모가 6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에 속한 기업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선별적 규제이다.

    또한 이 제도는 강력한 사전적 규제이다.

    규제대상기업이 타기업에 지분출자를 할 경우 이를 일단 지배력 확장 내지는 소유지배구조의 악화로 간주하여 원천봉쇄하는 화끈한(?) 제도이다.

    사실 출자의 형식을 빌리지 않더라도 투자는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출총제의 투자억제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있어서 타 기업에 대한 지분 출자는 신규투자의 첫단추가 된다.

    기업이 신규사업에 진출할 경우 우선 해당 분야의 좋은 기업을 물색하여 지분을 취득하고 나서 신규투자를 하는 경우가 상당수이다.

    물론 현재 출자(出資)의 약 60% 정도가 적용제외와 예외인정이 되어 있어서 정부는 유연하게 대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이 규제로 인해 출자-신규투자의 고리가 아예 시작도 못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심지어 많은 벤처기업들이 이 제도 폐지를 요구한다.

    벤처기업 일부가 대기업 자회사로 편입될 경우 기존 주주는 지분매각을 통해 투자회수도 가능해지고 기업가치도 상승하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혜택이 생기는데 출총제가 이 고리를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국내경제에는 과소투자가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해외투자는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국내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올 상반기 70억 달러를 이미 넘어서 전년동기 대비(對比) 83.0%나 늘었다.

    2005년에 연간 90억달러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올해는 거의 200억달러에 육박하게 된다.

    20조원이 해외로 나간다는 얘긴데 작년 국내 설비투자 규모가 78조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속이 터질 지경이다.

    글로벌화 된 우리 기업들은 이제 국내라는 좁은 울타리에 갇혀 지내려 하지 않는다.

    낮은 세금,땅값,임금 그리고 투자친화적 규제환경을 내세우며 우리 기업을 유혹하는 손길은 전 세계에 부지기수로 널려 있다.

    이제 대한민국 정부는 이들 나라와 경쟁을 해야 할 입장이다.

    "지가 가봤자 어디 가겠어?" 하며 안심할 때는 이미 지났다.

    이제 기업들은 투자에 가장 유리한 지역을 쇼핑하며 "발로 하는 투표"를 실행하고 있다.

    이제는 국내경제환경도 좀 더 기업친화적이 되어야 한다.

    이처럼 좁은 땅덩어리를 가진 나라가 전 세계 11위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것은 기업들 덕분 아닌가.

    또한 경제살리기는 지상과제이다.

    5·31 지방선거를 통해 우리 국민들은 어떤 명분이나 미사여구(美辭麗句)에 상관없이 경제를 살리지 못한 정권에 대해서는 준엄한 심판을 내린다는 것을 보여준바 있다.

    하나도 일자리,둘도 일자리,셋도 일자리이다.

    그리고 일자리는 기업이 창출하며 투자를 통해 창출된다.

    출총제가 기업투자에 조금이라도 애로가 된다면 조건 없이 폐지되어야 한다.

    그러한 폐지가 가진 상징성은 매우 클 것이다.

    출총제 폐지가 투자제고와 일자리 창출,나아가 기업규제환경개선의 "방아쇠 당기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바른금융재정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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