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출혈로 동생에게 권력을 임시로 이양한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건강 상태와 복귀 여부가 오리무중에 빠지면서 쿠바 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가 전 세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9월 수도 아바나에 개설된 KOTRA 무역관의 조영수 초대 관장은 4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동생 라울 국방장관이 집권할 경우 점진적 개방에 대한 조심스런 기대도 있다"며 "한국기업에는 좋은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지 분위기는 어떻나.

"외형상으로는 평정을 유지하고 있다.

모든 일상도 그대로며 거리에 경계가 강화됐다든지 하는 것도 없다.

다만 전국적으로 카스트로의 쾌유를 기원하는 집회가 연일 열리고 있다.

(물론 국가에서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 쿠바 출신 망명자들이 많이 사는 미국의 마이애미는 축제 분위기라는데 여기서는 그런건 생각할 수도 없다."


-현지 언론은 현재 카스트로의 상태 등에 대해 어떻게 전하고 있는가.

"임시로 라울에게 권력을 이양한다는 지난 7월31일의 발표 후에는 공식 발표가 없다.

다만 다음 날인 1일 국영 TV의 토론 프로그램 진행자가 개인적으로 카스트로를 만났다며 '본인의 건강상태에 대해 확대 해석을 하지 말고 정부의 발표내용을 있는 그대로 믿어라'는 카스트로의 말을 전하는 정도였다. "


-동생 라울이 집권하면 쿠바에도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보는지.

"카스트로가 회복하더라도 고령(13일 81세 생일) 이어서 정상적 국정수행이 어렵다는 게 주치의의 말이다. 라울이 확실히 정권을 장악할 경우 점진적 개방이 가능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다. 그러나 두고 봐야 한다."


-라울도 최근 두문불출이라던데.

"친형의 상황이 안 좋으니까 활동을 자제하고 있을 뿐이다. 지방 순시도 정상적으로 다니는 등 본래의 업무는 모두 공개적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태가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이나 교역 등에 미치는 영향은 있는가.

"현대중공업이 지난해부터 7억달러 규모의 발전설비를 공사하고 있다.

이 공사는 쿠바가 지난해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혁명정책의 일환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보호를 받고 있어 아무런 이상 없이 공사가 진행 중이다. 현지 신차의 20%가량이 한국산 자동차이며 한국산 에어컨과 냉장고도 지난해 1억5000만달러 어치 수입했다.

쿠바가 개방으로 간다면 한국기업에는 더 큰 기회가 열릴 것이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