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시론] '김근태 뉴딜'의 오류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全聖喆 < 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 >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대한상의를 찾아가 소위 정치권과 재계간의 '뉴딜'을 제안했다.

    그 요지는 정치권이 출자총액제한제를 없애고 경영권을 보장하는 조치 등을 취해주는 대신 재계가 투자와 고용을 늘려달라는 것이었다.

    고용은 대졸 신입 사원으로 늘려달라는 것이다.

    이것은 얼핏 보면 악화되는 경제와 취업난을 맞아 정치권이 취할 수 있는 당연한 대응인 것 같아 보이지만,깊이 생각해 보면 짚을 점이 있는 것 같다.

    이 문제를 짚기 위해서는 먼저 기업의 본질을 생각해 봐야 한다.

    기업이란 무엇인가? 그의 본질적인 사명은 무엇인가? 기업의 사명은 바로 '떡을 키우는' 것이다.

    기업은 어떻게 떡을 키우는가? 한마디로 '이익을 창출(創出)'해서 키운다.

    한 나라가 부자가 되는 유일한 길은 그 나라의 기업들이 '이익을 창출'해서이다.

    반대로 한 나라가 쪽박을 차는 것은 그 나라 기업들이 적자를 낼 때이다.

    우리가 외환위기를 당한 것은 바로 우리 기업들이 이익을 못냈기 때문이었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나라의 재화를 갉아 먹는 존재이다.

    즉 사명을 다하지 못하는 존재이다.

    마치 군인이 나라를 지키지 못하거나 경찰이 시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것과 같다.

    한 나라가 잘 되기 위해서는 사회의 각 부문이 자기가 맡은 바를 잘 해야 한다.

    자기가 맡은 바 이외의 것까지 잘 하려고 하는 것은 일면 하면 좋을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는 사회에 해를 끼친다.

    만일 군인이 자꾸 수해나 빈민을 도우는데 동원된다면 얼핏 보면 갸륵한 것 같지만 그것은 궁극적으로 나라의 국방력을 좀먹는 것이다.

    기업이 이익을 내는 것이 지고한 사명인 이유는 '이익'이야말로 모든 좋은 것의 원천(源泉)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이익을 내면 가장 좋은 점은 그 기업이 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곧 기존의 일자리가 영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이익을 내면 그 돈으로 새로운 투자를 할 수 있고 그것은 새로운 일자리로 연결된다.

    이것이 바로 경제의 선순환이고 그 선순환을 통해 나라의 떡이 계속 커지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기업에 이익을 내는 본연의 일 이외의 것을 자꾸 요구하는 것은 결코 도움이 안된다.

    예를 들어,경찰이나 군인에게 빈민을 위한 봉사 활동을 자꾸 요구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이롭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런 면에서 기업에 자꾸 사회 기부나 봉사를 요구하는 것은 나라에 도움보다는 해가 되는 일이다.

    기업에 투자나 고용을 요구하는 것도 사실은 마찬가지이다.

    기업은 투자를 위한 투자를 해서는 안 되고 고용을 위한 고용을 해서도 안 된다.

    기업은 오직 이익을 내기 위해,즉 사업적 타당성이 있을 때만 투자하고 고용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렇지 못한 투자와 고용은 이익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나라의 부(富)를 갉아 먹고 이는 다시 모든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이익은 어디서 오는가? 그것은 경쟁력에서 온다.

    오늘날과 같은 세계화 시대에는 한 기업의 이익은 결국 '세계적 경쟁력'에서 온다.

    이렇게 볼 때 국민이 기업에 요구할 수 있는 것은, 또 요구해야 하는 것은 단 한 가지이다.

    '세계적 경쟁력'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정치권이 해야 하는 것은 그 세계적 경쟁력을 가지도록 정치권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묻는 것이다.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억지로라도 늘리면 일시적으로 경제 지표와 고용 지표는 향상될 것이고 그것은 여당에는 한순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이야말로 바로 현재를 위해 미래를 말아먹는 행위이다.

    일시적인 정치적 이익이 아니라 나라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생각하는 정치인이 해야 하는 빅딜은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빅딜이다.

    더욱이 출자총액제한제 폐지,경영권 보장책 같이 신중히 접근해야 할 예민한 이슈들을 대가로 내걸면서 일시적인 경제 상황 호전을 기대해 그에 따른 정치적 이익을 얻고자 하는 행위는 결코 바람직한 정치 행위가 아니다.

    기업은 기업답게 나라에 봉사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ADVERTISEMENT

    1. 1

      [비즈니스 인사이트] "원석을 보석으로" 채용의 본질을 다시 묻다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를 개발하며 일약 중국 과학기술계의 영웅으로 떠오른 량원펑. 그의 초기 경력은 우리의 인재 채용에 상징적인 질문을 던진다. 2010년 저장대 대학원 졸업 후 그는 청두의 한 임대주택에서 AI 알고리즘 연구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축적한 그 고독한 몰입과 집요함은, 훗날 글로벌 AI 경쟁의 판도를 뒤흔든 딥시크 탄생의 결정적 자양분이 됐다.AI 시대, 신입들의 조기전력화 가능해져만약 방구석에서 수련을 마친 한국의 량원펑이 지금 우리 기업에 입사 지원을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아마도 서류 전형 단계에서 탈락해 면접장 문턱조차 밟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AI 기술 패권 경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주요 기업은 대규모 투자와 채용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올해 신입사원 채용이 최근 몇 년과 비교해서는 모처럼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렇다면 AI 시대의 채용은 과거와 무엇부터 달라져야 하는가.AI 확산은 신입 사원의 성장 곡선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고성과자 선배들의 어깨너머로 몇 년에 걸쳐 배우던 암묵지와 노하우를 이제는 AI를 활용해 단기간에 흡수할 수 있게 됐다. 또한 AI는 신입사원이 담당하던 저숙련 반복 업무를 일부 대체하며 더 높은 수준의 과제를 이른 시점에 부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소수의 잠재력 있는 원석을 제대로 선별하기만 한다면,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조기 전력화가 가능한 시대가 열린 것이다.스펙 문턱 못넘는 방구석 인재하지만 한국 기업들의 채용 관문에는 산업화 시대의 유산인 ‘스펙’이라는 낡은 장벽이 여전히 공고하다. 첫째, 토익 점수다. 실전 비즈니스 영어 능력과

    2. 2

      [최지혜의 요즘 트렌드] 기분 맞춤형 서비스의 진화

      서울 영등포구 찻집 ‘아도’는 손님들에게 차 메뉴판 대신 ‘마음 처방전’을 내민다. 현재 내 기분을 적으면 그에 맞는 맞춤형 차를 추천해주는 독특한 시스템이다. 기쁨·슬픔·즐거움·미움 등 다양한 기분을 바탕으로 차를 매칭한다. 미움이라는 부정적 기분에는 안정감을 주는 ‘황차’를, 우울할 때는 기분을 끌어올리는 ‘홍차’를 제안하는 형태다최근 소비 시장에서는 이처럼 사용자의 심리 상태에 맞춰 서비스나 제품을 제안하는 ‘기분 큐레이션’이 급부상하고 있다. 기존의 큐레이션 방식이 과거 구매 기록과 개인적 취향 같은 객관적 정보에 의존했다면, 기분 큐레이션은 지금 이 순간 느끼는 주관적이고 가변적인 감정에 집중한다.실시간 내 감정을 읽어주는 기술영상 콘텐츠 산업 역시 감정을 검색 기준으로 삼기 시작했다. 넷플릭스는 2025년 4월부터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분에 따른 콘텐츠 검색 기능을 테스트했다. 시청자는 장르와 출연진을 입력하는 대신 ‘위로가 필요한 밤에 볼 영화’나 ‘스트레스 풀리는 코미디’ 같은 정서적 키워드로 작품을 찾을 수 있다. 현재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시범 운영 중인 이 기능은 시청자의 고민을 ‘무엇을 볼까’에서 ‘내 기분에 무엇이 맞을까’로 전환시키며 콘텐츠 이용 행태를 변화시키고 있다.기술의 발전은 이런 감정 파악을 더욱 정교하게 하고 있다. 음성 인식 기술이 대표적이다. 인간 대화의 상당 부분은 비언어적 요소로 전달되는데, AI는 목소리 톤과 속도, 떨림 등을 분석해 실시간 심리 상태를 읽어낸다. 안면 인식 기술은 찰나의 미세한 표정 변화를 포착

    3. 3

      [민철기의 개똥法학] 주주가치 제고, 법 개정으로 가능할까

      최근 코스피 5000 시대를 맞아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과 이른바 주가누르기방지법(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면 대주주의 사익 편취를 막을 수 있고, 유통주식 수를 줄여 배당과 비슷한 주주환원 효과가 발생해 주주가치가 상승하는 장점이 있다.그러나 이를 의무화하면 자사주의 재무적 활용 가능성을 차단하는 등 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산업구조 재편이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의 전략적 대응이 위축될 수 있다. 또한 별다른 경영권 방어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면 경영권 분쟁 시 산업자본이 손쉽게 사모펀드와 같은 금융자본의 먹잇감이 될 우려도 있다. 이 같은 사태의 폐해는 이미 여러 기업의 사례가 충분히 보여준 바 있다.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와도 맞지 않는다. 미국과 독일,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은 자사주의 취득과 소각을 기업 재량에 맡기고 경영권을 보호할 수 있는 여러 제도적 장치를 갖추고 있다.다행인 것은 대법원과 법무부가 자사주 소각 2년 유예, 기존 주주가 시가보다 저렴하게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포이즌 필(poison pill)’이나 지배주주에게 한 주당 의결권을 더 많이 주는 차등의결권 같은 경영권 방어수단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는 점이다.주가누르기방지법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이 법안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 미만 상장사에 대해서는 상속·증여 시 시장가격이 아니라 비상장회사 평가 방식으로 과세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부 기업의 지배주주가 상속·증여를 앞두고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춰 세 부담을 줄이는 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