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상들은 여름철 삼복 더위를 쫓기 위해 이열치열(以熱治熱)의 처방을 택했다.

복날이면 양반들도 소매를 걷어붙이고 김매기를 도왔을 정도다.

요즘에도 여름철 보양식은 옛 조상의 지혜를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찬것을 많이 먹어 자칫 허해지기 쉬운 속을 따뜻하게 보호하기 위해 삼계탕 등 뜨거운 먹거리를 여전히 즐기고 있는 것.최근에는 인터넷 쇼핑 문화가 발달해 삼계탕 재료를 배달받아 집에서 간편하게 끓여 먹기도 한다.

또 각종 건강기능식품과 식초 음료 등도 여름철 체력 보강과 피로 회복을 위해 권할 만한 여름 먹거리 제품들이다.

◆단백질 보충으로 더위를 날리자

여름철 보양식의 대표주자는 누가 뭐라 해도 역시 삼계탕이다.

특히 '인삼 삼계탕'은 예부터 조상들이 원기가 없거나 입맛을 잃었을 때,큰 병을 앓고 난 후에 즐겨 먹었던 음식이다.

인삼과 닭고기는 궁합이 잘 맞는 식재료로 잘 알려져 있다.

닭고기는 고단백,고열량 식품으로 불포화 지방산이 많은데,인삼에 들어 있는 사포닌이 지방을 분해시켜 소화를 돕는다.

또 인삼은 육질을 부드럽게 해주고 특유의 맛과 향으로 닭고기 잡내를 없애주기도 한다.

인삼 전문가들에 따르면 조류 인플루엔자 등 전 세계에 퍼지고 있는 전염병으로부터 한국이 안전할 수 있는 것은 닭과 함께 인삼을 먹는 한국인의 식습관도 연관이 있다고 한다.

닭 외에도 장어나 추어탕 역시 기력 회복에 도움을 준다.

추어탕은 무더위로 느슨해진 소화기관을 자극해 식욕을 돋우고 기력을 회복하는 데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실,식초 등 건강음료로 바캉스 피로를 말끔히~

젊은 여성들처럼 땀 흘려 고기를 먹는 보양식을 즐겨 하지 않는 이들이라면 마시는 보양식이 적합하다.

갈증도 해소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오미자는 신맛 쓴맛 매운맛 짠맛 단맛 등 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신맛이 강한 게 특징이다.

오미자의 신맛은 땀을 멈추게 하고 침을 고이게 해 갈증 해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실차는 여름철 후식으로 사랑받는 음료다.

매실은 매화나무의 열매로 사과산과 구연산,호박산 등이 들어 있어 신맛이 강한데 피로물질인 젖산을 빨리 분해시켜 피로를 회복시키며 갈증을 덜고 입맛을 돋운다.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의 '식초 건강론' 이후 인기를 끌고 있는 식초 음료도 여름철 피로 회복에 좋은 먹거리다.

이 밖에 감잎차는 피로 회복과 이뇨 작용에,옥수수 수염차는 몸의 불필요한 수분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보양식은 체질에 맞게

여름철 보양식도 체질에 따라 달리 선택해야 한다.

삼계탕도 어떤 사람에게는 배탈을 일으키는 등 '독'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몸이 찬 사람은 따뜻하게 하고 몸이 뜨거운 사람은 차게 해 몸의 균형을 맞춰주는 게 원칙이라고 조언한다.

소음인은 몸이 차 여름에도 덥다는 느낌보다는 따뜻한 느낌을 더 많이 갖는데 소화 기능이 약해 배탈과 설사가 잦으므로 찬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

소음인의 기를 보하는 데는 인삼,황기를 넣은 삼계탕이 가장 좋고 추어탕과 보신탕도 유익하다.

이에 비해 소양인은 여름철에 화(火)와 열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머리와 얼굴에 땀이 많이 나며 얼굴이 붉어지고 머리가 가려우며 찬것을 많이 찾는다.

보신탕은 종종 설사를 유발하므로 삼가고 오리고기,해삼,복어 요리로 열을 빼주는 게 효과적이다.

태양인은 담백하고 소화 흡수가 잘 되며 기를 내려주는 붕어매운탕을 먹으면 효험을 볼 수 있다.

태음인은 몸에 열이 많아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로 무엇이든 다 소화를 시키지만 육개장,장어,매실이 보양에 좋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