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데스크] '맞짱뜨는' 사회와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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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출범 이후 유행한 단어 가운데 최대 히트작은 '맞짱'일 듯 싶다.
국어사전에도 없는 이 말은 일반적으로 '싸움이나 싸우는 일,1 대 1로 겨루기' 정도로 풀이되고 있지만 최고 정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막가는 것''계급장 떼고 붙는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면서 지위의 높고 낮음,나이의 많고 적음,가지고 못가지고의 구분없이 누구나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언제든 한판 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깡패 세계에서나 통용될 법한 말이 마치 평등과 정의를 담보하는 수단을 의미하는 것으로 지위가 격상된 셈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맞짱이 하나의 사회 코드로 자리잡으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갈등과 대립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정치권에서는 "선배가 군기 잡겠다고 하면 물어뜯겠다"는 소장파들의 기세가 등등하다.
지하철 등 공공 장소에서 어른들이 젊은이들의 잘못된 행동을 꾸짖다가는 봉변당하기 일쑤다.
학교에서도 제자가 스승을 상대로 맞짱 뜨는 세태다.
하물며 익명이 보장되는 인터넷 공간에서는 신분도 알 수 없는 상대방을 향해 험한 말을 쏟아내는 언어의 활극이 펼쳐지고 있다.
모두가 여차하면 맞짱 뜰 태세다.
그래서 함부로 말하기도 무서운 세상이다.
맞짱 문화 때문에 골머리를 앓기는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내놓고 말은 못하지만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폐해가 심하다.
기업의 생명인 조직논리와 상하간 질서가 맞짱 뜨기에 흔들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불만을 품은 일부 임직원이 회사의 1급 기밀을 수사기관에 넘긴 것도 모자라 오너의 사생활까지 외부에 제보하는 등 최소한의 금도마저 무너지는 지경이다.
많은 오너나 최고경영자들이 믿었던 부하 직원이 언제 뒤에서 비수를 꽂을지 모른다며 두려워하고 있다.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들이지만 이제는 오너나 최고경영자를 상대로 맞짱을 뜨겠다는데야 당해낼 재간이 없다.
대기업과 중소협력업체 사이에도 맞장 뜨기가 빈번해지면서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수틀리면 맞짱 뜨기에 나서는 협력업체의 투서로 세무조사를 받거나 정권의 괘씸죄에 걸려 곤욕을 치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대리점 등 일선 영업조직들도 맞짱 뜨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과격한 시위나 파업도 같은 맥락이다.
대화와 타협보다는 일사불전의 각오로 맞짱 뜨기에 올인하는 모습들이다.
이 모든게 시비와 인과 관계를 떠나 맞짱 문화가 만연하면서 두드러지고 있는 현상이다.
기업인들의 우려는 맞짱 때문에 높아진 상하간 불신과 경계의 벽이 좀체 낮아지거나 허물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기업인들 입에서는 이제 '수신제가치사(修身齊家治社)'라는 자조의 말이 나온다.
맞짱 뜨는 구성원 때문에 곤욕을 치르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회사를 잘 다스리는 일이 기업인의 최대 당면과제라는 설명이다.
어떤 사회든 나름의 룰과 질서는 있는 법이다.
정치권에도 나름의 질서와 룰이 있듯이 기업도 마찬가지다.
군대에서 맞짱이 허용된다면 군율이 무너지고 전투력이 상실되듯이 기업도 어느정도 강제되는 조직논리와 상하간 규율이 있어야 유지되는 것이다.
맞짱이 새로운 유행이었다면 유행으로 빨리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김 상 철 <산업부장>
국어사전에도 없는 이 말은 일반적으로 '싸움이나 싸우는 일,1 대 1로 겨루기' 정도로 풀이되고 있지만 최고 정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막가는 것''계급장 떼고 붙는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면서 지위의 높고 낮음,나이의 많고 적음,가지고 못가지고의 구분없이 누구나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언제든 한판 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깡패 세계에서나 통용될 법한 말이 마치 평등과 정의를 담보하는 수단을 의미하는 것으로 지위가 격상된 셈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맞짱이 하나의 사회 코드로 자리잡으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갈등과 대립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정치권에서는 "선배가 군기 잡겠다고 하면 물어뜯겠다"는 소장파들의 기세가 등등하다.
지하철 등 공공 장소에서 어른들이 젊은이들의 잘못된 행동을 꾸짖다가는 봉변당하기 일쑤다.
학교에서도 제자가 스승을 상대로 맞짱 뜨는 세태다.
하물며 익명이 보장되는 인터넷 공간에서는 신분도 알 수 없는 상대방을 향해 험한 말을 쏟아내는 언어의 활극이 펼쳐지고 있다.
모두가 여차하면 맞짱 뜰 태세다.
그래서 함부로 말하기도 무서운 세상이다.
맞짱 문화 때문에 골머리를 앓기는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내놓고 말은 못하지만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폐해가 심하다.
기업의 생명인 조직논리와 상하간 질서가 맞짱 뜨기에 흔들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불만을 품은 일부 임직원이 회사의 1급 기밀을 수사기관에 넘긴 것도 모자라 오너의 사생활까지 외부에 제보하는 등 최소한의 금도마저 무너지는 지경이다.
많은 오너나 최고경영자들이 믿었던 부하 직원이 언제 뒤에서 비수를 꽂을지 모른다며 두려워하고 있다.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들이지만 이제는 오너나 최고경영자를 상대로 맞짱을 뜨겠다는데야 당해낼 재간이 없다.
대기업과 중소협력업체 사이에도 맞장 뜨기가 빈번해지면서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수틀리면 맞짱 뜨기에 나서는 협력업체의 투서로 세무조사를 받거나 정권의 괘씸죄에 걸려 곤욕을 치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대리점 등 일선 영업조직들도 맞짱 뜨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과격한 시위나 파업도 같은 맥락이다.
대화와 타협보다는 일사불전의 각오로 맞짱 뜨기에 올인하는 모습들이다.
이 모든게 시비와 인과 관계를 떠나 맞짱 문화가 만연하면서 두드러지고 있는 현상이다.
기업인들의 우려는 맞짱 때문에 높아진 상하간 불신과 경계의 벽이 좀체 낮아지거나 허물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기업인들 입에서는 이제 '수신제가치사(修身齊家治社)'라는 자조의 말이 나온다.
맞짱 뜨는 구성원 때문에 곤욕을 치르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회사를 잘 다스리는 일이 기업인의 최대 당면과제라는 설명이다.
어떤 사회든 나름의 룰과 질서는 있는 법이다.
정치권에도 나름의 질서와 룰이 있듯이 기업도 마찬가지다.
군대에서 맞짱이 허용된다면 군율이 무너지고 전투력이 상실되듯이 기업도 어느정도 강제되는 조직논리와 상하간 규율이 있어야 유지되는 것이다.
맞짱이 새로운 유행이었다면 유행으로 빨리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김 상 철 <산업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