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가 기술기밀 유출 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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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비밀을 빼돌리는 사외이사 조심하세요."
회사 간부들의 업무를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가 되레 임원들과 짜고 영업비밀을 빼내다 덜미가 잡혔다.
서울 H대 교수 곽 모씨(56)는 국내에서 비메모리 반도체칩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I사의 기술이사 김 모씨(45)와 황 모씨(48)로부터 지난해 5월 제안을 받았다.
최초로 '아이디어'를 낸 같은 회사의 영업이사 박 모씨(42)가 돈을 대는 조건으로 전자제품의 모터를 제어하는 비메모리 반도체칩 설계 기술을 빼내 중국에서 복제품을 만들어 팔자는 것이었다.
I사의 사외이사인 곽 교수는 이 같은 '범행'에 협조하기로 했다.
황씨는 지난해 6월 회사 사무실 컴퓨터에서 직원 14명이 7개월 동안 2억5000여만원을 들여 개발한 비메모리 반도체칩 회로도와 파일을 메모리스틱에 복사해 담았다.
김씨는 반도체칩 설계 자료를 회사 몰래 웹하드에 따로 저장했다.
곽 교수는 본격적인 '복제작업'을 위해 회사를 그만둔 김씨와 황씨를 자신이 근무 중인 H대 연구센터에 연구 조교수로 채용했다.
이들은 연구센터에서 자신들이 가지고 나온 기술을 이용,복제품을 개발하는 데 시간을 쏟았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B대학 산학벤처기업 내 I사 소유의 기술까지 다운로드받아 수시로 참고했다.
김씨와 황씨는 복제품 개발을 연구하는 도중에도 학교로부터 매달 295만원의 월급을 받았다.
복제품 개발 프로젝트가 일사천리로 진행되자 이를 진두지휘하던 박씨는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박씨는 자본금 5000만원을 들여 복제품을 팔 회사를 차렸다.
그는 갖고 나온 기술로 반도체칩 완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를 알기 위해 B대학의 이 모 교수(I사 전 기술고문)에게 검토를 부탁했다.
I대 이 모 교수(I사 전 기술고문)는 박씨의 부탁으로 반도체칩 복제를 위한 도면을 만들어줬다.
세 가지 모델의 반도체칩 도면이 완성된 것은 같은 해 9월.박씨는 중국의 반도체칩 생산 업체를 섭외해 도면을 넘겼다.
지난 3월께에는 위탁 생산을 맡을 중국 C사가 복제 반도체로 구성된 웨이퍼 12장을 만들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들의 '대박' 꿈은 오래가지 못했다.
국가정보원이 기술 유출 첩보를 입수해 이를 서울중앙지검으로 넘겼기 때문이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이건주 부장검사)는 주모자였던 박씨와 연구이사인 김씨,황씨를 구속 기소, 사외이사인 곽 교수를 불구속 기소했다.
I사측은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됐다면 2350억원가량의 손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
회사 간부들의 업무를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가 되레 임원들과 짜고 영업비밀을 빼내다 덜미가 잡혔다.
서울 H대 교수 곽 모씨(56)는 국내에서 비메모리 반도체칩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I사의 기술이사 김 모씨(45)와 황 모씨(48)로부터 지난해 5월 제안을 받았다.
최초로 '아이디어'를 낸 같은 회사의 영업이사 박 모씨(42)가 돈을 대는 조건으로 전자제품의 모터를 제어하는 비메모리 반도체칩 설계 기술을 빼내 중국에서 복제품을 만들어 팔자는 것이었다.
I사의 사외이사인 곽 교수는 이 같은 '범행'에 협조하기로 했다.
황씨는 지난해 6월 회사 사무실 컴퓨터에서 직원 14명이 7개월 동안 2억5000여만원을 들여 개발한 비메모리 반도체칩 회로도와 파일을 메모리스틱에 복사해 담았다.
김씨는 반도체칩 설계 자료를 회사 몰래 웹하드에 따로 저장했다.
곽 교수는 본격적인 '복제작업'을 위해 회사를 그만둔 김씨와 황씨를 자신이 근무 중인 H대 연구센터에 연구 조교수로 채용했다.
이들은 연구센터에서 자신들이 가지고 나온 기술을 이용,복제품을 개발하는 데 시간을 쏟았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B대학 산학벤처기업 내 I사 소유의 기술까지 다운로드받아 수시로 참고했다.
김씨와 황씨는 복제품 개발을 연구하는 도중에도 학교로부터 매달 295만원의 월급을 받았다.
복제품 개발 프로젝트가 일사천리로 진행되자 이를 진두지휘하던 박씨는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박씨는 자본금 5000만원을 들여 복제품을 팔 회사를 차렸다.
그는 갖고 나온 기술로 반도체칩 완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를 알기 위해 B대학의 이 모 교수(I사 전 기술고문)에게 검토를 부탁했다.
I대 이 모 교수(I사 전 기술고문)는 박씨의 부탁으로 반도체칩 복제를 위한 도면을 만들어줬다.
세 가지 모델의 반도체칩 도면이 완성된 것은 같은 해 9월.박씨는 중국의 반도체칩 생산 업체를 섭외해 도면을 넘겼다.
지난 3월께에는 위탁 생산을 맡을 중국 C사가 복제 반도체로 구성된 웨이퍼 12장을 만들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들의 '대박' 꿈은 오래가지 못했다.
국가정보원이 기술 유출 첩보를 입수해 이를 서울중앙지검으로 넘겼기 때문이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이건주 부장검사)는 주모자였던 박씨와 연구이사인 김씨,황씨를 구속 기소, 사외이사인 곽 교수를 불구속 기소했다.
I사측은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됐다면 2350억원가량의 손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