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0그릇 뚝딱 "난 배고픈 맛감별사" ‥ 밥맛 연구하는 웅진 쿠첸 박현중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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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7개월간 재배해야 수확되는 쌀은 자라난 환경에 따라 맛과 모양새가 제각각이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브랜드만도 2000여가지에 이른다.
지난해 한국인의 1인당 평균 섭취량은 80.7㎏.해마다 줄고는 있다지만 여전히 연간 한 가마니(80㎏)남짓 쌀을 먹고 있다.
박현중 웅진쿠첸 전장회로팀 연구원은 밥솥에서 메뉴에 따라 밥맛이 달라지게 하는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다.
여러가지 밥맛을 구분해야 하므로 그가 하는 일의 절반은 밥을 짓고 먹는 것이다.
하루에 최고 350인분의 밥을 짓고,적어도 공기밥 20그릇을 먹어야 한다.
이렇게 많은 양의 밥을 먹어치워야 하니 속에서 신물이 올라오는 경우도 많다.
덕분에 밥솥에 나오는 증기의 냄새만 맡아도 그 밥이 잘 됐는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잘된 밥은 달착지근하고 고소한 냄새가 나는 반면,열이 너무 많이 가해졌거나 부족했을 때는 비린내가 난다는 것.뿐만 아니라 밥을 먹었을 때 쌀 재배지역,밥솥의 종류,같은 회사 밥솥이라도 상ㆍ중ㆍ하층 중 어느 층의 쌀인지 족집게처럼 구분해 낸다.
"아무리 기계가 발달했더라도 사람의 예민한 감각을 따라갈 수는 없기 때문에,직접 밥을 일일이 먹어보고 맛을 평가할 수밖에 없다"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밥맛 연구 외에 밥솥으로 할 수 있는 요리를 개발하는 것도 그의 업무다.
지금까지 개발한 요리는 30가지.
그 중에서도 그가 가장 자신있게 내놓는 밥 메뉴는 단호박찰밥이다.
"요즘 사람들은 밥솥으로 밥만 짓는 게 아니라 빵을 굽거나 심지어 찌개까지 끓이는 등 되도록 많은 음식을 요리하고 싶어합니다.
소비자들의 이런 수요에 맞춰 어떻게 하면 밥솥을 만능 조리기구로 진화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게 요즘의 제 고민입니다."
남의 집을 방문할 때마다 부엌에 가서 밥솥부터 살피는 특이한 버릇도 생겼다.
밥솥의 관리 상태부터 안에 있는 밥의 모양까지 살핀다.
박씨는 지금의 직장으로 옮기기 전까지 국내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의 부점장을 지냈다. 고교 졸업반 시절,대입 수학능력고사가 끝나자마자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레스토랑 근무가 음식에 대해 연구하기 좋아하는 그의 적성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주방이 아니라 홀에서 서비스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뺏기게 돼 이직을 결심했다.
박씨는 지금 업무를 하면서 꼭 해결해보고 싶은 일이 생겼단다.
우리나라 밥솥은 물이 많은 요리를 하기 힘들며,보온을 오래 할수록 밥맛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밥솥을 자신의 손으로 개발해내는 것이다.
또 누구나 인정하는 밥맛 감별사가 되고 싶다고 한다.
"일본은 큰 밥솥회사의 경우 회사 앞에서 논을 직접 경작할 정도로 밥맛 연구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며 "세계시장에서 일본 업체들과 경쟁하려면 우리나라도 전문적인 밥맛 감별사의 존재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브랜드만도 2000여가지에 이른다.
지난해 한국인의 1인당 평균 섭취량은 80.7㎏.해마다 줄고는 있다지만 여전히 연간 한 가마니(80㎏)남짓 쌀을 먹고 있다.
박현중 웅진쿠첸 전장회로팀 연구원은 밥솥에서 메뉴에 따라 밥맛이 달라지게 하는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다.
여러가지 밥맛을 구분해야 하므로 그가 하는 일의 절반은 밥을 짓고 먹는 것이다.
하루에 최고 350인분의 밥을 짓고,적어도 공기밥 20그릇을 먹어야 한다.
이렇게 많은 양의 밥을 먹어치워야 하니 속에서 신물이 올라오는 경우도 많다.
덕분에 밥솥에 나오는 증기의 냄새만 맡아도 그 밥이 잘 됐는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잘된 밥은 달착지근하고 고소한 냄새가 나는 반면,열이 너무 많이 가해졌거나 부족했을 때는 비린내가 난다는 것.뿐만 아니라 밥을 먹었을 때 쌀 재배지역,밥솥의 종류,같은 회사 밥솥이라도 상ㆍ중ㆍ하층 중 어느 층의 쌀인지 족집게처럼 구분해 낸다.
"아무리 기계가 발달했더라도 사람의 예민한 감각을 따라갈 수는 없기 때문에,직접 밥을 일일이 먹어보고 맛을 평가할 수밖에 없다"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밥맛 연구 외에 밥솥으로 할 수 있는 요리를 개발하는 것도 그의 업무다.
지금까지 개발한 요리는 30가지.
그 중에서도 그가 가장 자신있게 내놓는 밥 메뉴는 단호박찰밥이다.
"요즘 사람들은 밥솥으로 밥만 짓는 게 아니라 빵을 굽거나 심지어 찌개까지 끓이는 등 되도록 많은 음식을 요리하고 싶어합니다.
소비자들의 이런 수요에 맞춰 어떻게 하면 밥솥을 만능 조리기구로 진화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게 요즘의 제 고민입니다."
남의 집을 방문할 때마다 부엌에 가서 밥솥부터 살피는 특이한 버릇도 생겼다.
밥솥의 관리 상태부터 안에 있는 밥의 모양까지 살핀다.
박씨는 지금의 직장으로 옮기기 전까지 국내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의 부점장을 지냈다. 고교 졸업반 시절,대입 수학능력고사가 끝나자마자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레스토랑 근무가 음식에 대해 연구하기 좋아하는 그의 적성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주방이 아니라 홀에서 서비스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뺏기게 돼 이직을 결심했다.
박씨는 지금 업무를 하면서 꼭 해결해보고 싶은 일이 생겼단다.
우리나라 밥솥은 물이 많은 요리를 하기 힘들며,보온을 오래 할수록 밥맛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밥솥을 자신의 손으로 개발해내는 것이다.
또 누구나 인정하는 밥맛 감별사가 되고 싶다고 한다.
"일본은 큰 밥솥회사의 경우 회사 앞에서 논을 직접 경작할 정도로 밥맛 연구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며 "세계시장에서 일본 업체들과 경쟁하려면 우리나라도 전문적인 밥맛 감별사의 존재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