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26일 현대자동차 노조를 시작으로 확산됐던 자동차업계의 파업이 오늘과 내일 중대한 고비를 맞게 될 것 같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GM대우 노사가 임단협에 잠정합의해 이번주 중 노조원의 동의를 묻는 투표를 벌이고 현대차 노사가 오늘 , 기아차는 내일 막판 합의를 위한 마라톤 협상을 시작합니다.

김경식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현대차를 필두로한 자동차 4사의 교섭진행과정은 어떻습니까?

기자> 자동차 생산 정상화의 열쇠를 쥔 현대자동차 노사가 오늘 오전10시부터 막판 타결을 위한 마라톤 협상에 들어갑니다.

현대차 노사 양측은 여름휴가가 29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오늘과 내일중 잠정합의안이 나오지 않으면 찬반투표일정을 감안할 때 휴가 전 타결은 사실상 어려워집니다. 이럴 경우 협상은 장기화 되고 파업피해 확대에 따른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노사 양측 모두 공멸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선에 다다른 것입니다.

기아차 노조도 지난 20일 소하리 공장에서의 부분파업을 끝으로 21일부터 정상 조업을 하며 25일 회사측과 임단협을 재개할 예정입니다.

GM대우차 노사는 21일 기본급 5만6000원(기본급 대비 3.98%) 인상,타결 일시금 200만원,사업목표 달성 일시금 100만원,혹서기 휴게시간 5분 연장,학자금 지원 확대 등을 포함한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고 이번주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합니다.

다만 회사측의 인력구조조정에 강력반발하고 있는 쌍용차 노조의 경우는 지난 20일 한달여만에 회사측과 협상을 재개했지만 서로의 입장차만을 확인한채 성과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주 자동차 파업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지난달 26일부터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조는 주야간조 6시간씩 파업에서 수위를 낮춰 20일과 21일 이틀은 주야간조 4시간씩 파업하는 등 분위기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또한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도 21일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이메일을 통해 그동안 임직원의 노고에 감사하다는 뜻과 경영 조기 정상화를 통해 국민 경제 발전에 이바지 할 것을 밝혔습니다.

현대차 노사협상이 커다란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 회장이 임직원에게 메일을 발송한 것은 빠른 시일내에 파업사태를 마무리 짖겠다는 최고경영자의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앞서 현대자동차 노사분규 타결 전망에 대해 "여러 쟁점중 상당 부분에서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것 같다"고 낙관해 이번주 타결 가능성을 뒷받침했습니다.

앵커> 노사 양측이 타결을 서두르는 배경은 무엇입니까?

기자>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달 26일부터 계속된 19일째 파업으로 21일 현재 부분파업으로 인해 8만 3710대의 생산차질을 빚어 1조 1529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1987년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시작한 이래 2003년 임단협(1조3106억원)과 2002년 노동관련법 투쟁(1조2632억원)에 따른 파업손실액에 이어 역대 세번째 큰 규모이며 임금협상 단일사안으로는 최대입니다.

만약 이번주에도 파업이 이어진다면 수요일에는 1조2800억원으로 역대 두번째, 목요일쯤에는 사상최대 손실기록을 경신하게됩니다.

현대차 노조가 전면파업 수준의 부분파업을 벌이다가 지난주 후반부터 파업수위를 낮춘 것도 협상시간이 더 필요한데 사상최대 파업 손실기록을 넘어설 경우 예상할 수 있는 역작용을 감안한 전술적인 조치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미 파업으로 재고수준을 넘어선 생산차질이 발생해 19일부터 수출이 전면중단되는 등 현대차와 협력업체는 물론 국가경제에도 커다란 피해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차는 당초 7월에만 8만여 대 이상을 수출 선적해 북미, 유럽 등 전세계로 수출할 예정이었지만 이달들어 선적실적은 1만여 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함께 최근 건설노조의 포스코 포항본사 점거사태로인해 노조파업에 대한 국민 여론과 정부의 대응이 노조측에 급속히 악화된 것도 작용했습니다.

만약 단순한 임금사안으로 사상 최대의 파업손실 기록을 경신해 국민경제에지속적인 피해를 가져온다면 정부로서도 현대차 파업사태를 더 이상 방치하기 힘들어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상 최대 손실액을 기록했던 2003년 임단협 파업때에도 정부가 긴급조정권발동을 검토했으며 노사는 발동 직전에 자율타결을 한 바 있습니다.

앵커> 오늘 현대차 노사의 협상 결과가 상당한 관심을 끌수 밖에 없는데

만약 협상이 결렬되고 장기화 된다면 어떤 사태가 예상됩니까?

기자> 오늘 교섭이 실패할 경우 현대차 노조는 8월부터 총파업마저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현대차 사태는 겉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될 것이고 정부도 긴급조정권 발동 등 전격적인 개입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되면 회사와 국민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지난해 잇단 노조 비리 등으로 약화된 노조 결속력을 올해 산별노조 전환으로 새로운 결집력을 과시했던 현대차노조로서도 다시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의 메일서신을 통한 조기타결의지와 함께 노조측도 국가경제적 손실과 외부의 거센 비난 여론을 무릅쓰면서까지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으로 보여 오늘과 내일 대타협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현대차 노사가 타협을 이끌어 낸다면 앞으로 현대차는 어떤 경영활동을 수행하게됩니까?

기자> 현대차 수사와 정 회장 구속으로 인한 경영공백 등으로 쌓여있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정몽구 회장은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국민에게 사랑받는 모범기업’을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경영 화두로 제시했습니다.

정몽구 회장은 "비록 지금은 건강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고 보석상태라는 제한된 여건이지만, 그 동안 연기되거나 지체되었던 국내외 사업부터 차질없이 재 추진하고 어려워진 경영환경에 대한 대책도 다시 세워 경영을 조기에 정상화 시켜 회사에 대한 그 동안의 우려를 말끔히 씻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함께 "투명하고 신뢰받는 경영시스템을 정착시키고,비전과 활력이 넘치는 기업문화를 구축하며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을 통한 동반성장,투명경영을 통한 신뢰도 향상과 사회공헌에 많은 관심과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덛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우선 파업사태 해결에 전력을 쏟은 뒤 다른 경영현안의 조기 정상화, 상생협력, 사회공헌 등의 국민기업 프로젝트를 준비할 계획입니다.

김경식기자 ks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