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 낙산 등 동해안 해수욕장들이 '수해(水害)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평창 인제 등 강원도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호우 피해 여파로 피서객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23일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개장한 경포해수욕장을 비롯 강릉지역 22개 해수욕장에는 22일까지 15만7000여명의 피서객이 찾는 데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의 83만9500여명과 비교할 때 5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휴일인 23일에도 경포해수욕장 백사장을 찾은 피서객은 6만5000여명에 불과했다.

경포해수욕장 관계자는 "예년 이맘 때면 주말과 휴일 가리지 않고 백사장에 공간을 찾기 힘들었지만 올해는 백사장은 물론 주변 주차장들도 곳곳이 비어있을 정도"라고 푸념했다.

경포는 물론 강문 안목 등 해수욕장 주변 횟집들도 점심시간대까지 파리를 날릴 정도로 손님이 거의 없어 대목을 노리던 상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접근 도로인 44번 국도가 아직 불통 중인 양양 낙산해수욕장도 23일까지 9만4720명이 찾아 작년 같은 기간 38만명에 비해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동해 망상과 삼척,고성 봉수대 등 동해안 대부분 해수욕장의 상황은 오히려 이보다 못하다.

동해안 해수욕장 업무를 총괄하는 강원도환동해출장소에 따르면 10일 동해안 해수욕장 개장 이후 22일까지 경포를 비롯한 망상 낙산 등 동해안 100여개 해수욕장에는 피서객 41만명이 찾아 작년 같은 기간 411만명의 10%에도 못 미쳤다.

휴가철이 시작됐지만 피서 인파가 이처럼 감소한 것은 태풍 에위니아에 이은 집중호우로 인제 평창 등에서 엄청난 수해가 발생해 피서객들이 수해지역에서의 피서를 꺼리고 있는 데다 좋지 않은 날씨가 계속돼 기온이 낮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김철수 기자 ksc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