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본사를 점거하고 있던 포항 건설노조원들의 자진 해산을 계기로 노동계의 대규모 하투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노동계 하투를 주도했던 현대차 노조도 파업 수위를 낮춘 채 노사 협상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런 기대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보건의료노조(병원노조)와 금속노조 등의 산별교섭이 여전히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데다 정부가 8월10일 직후 노사관계 법ㆍ제도 선진화 방안(로드맵)에 대한 입법예고에 나설 예정이어서 노동계 하투의 불씨는 여전한 상황이다.

◇ `포스코 사태 해결' 영향은 = 포항 건설노조원들은 21일 새벽 포스코 본사 점거 8일만에 농성 투쟁을 풀고 아무런 조건 없이 자진해산했다.

현대차노조 등 자동차업계의 파업과 함께 노동계의 하투 분위기를 고조시켰던 포스코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임단협을 둘러싼 노동계의 하투도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민의 비판 여론 속에 협상 속도를 높이고 있는 현대차 노사가 임금 협상을 타결하면 다른 사업장들의 협상 진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노조는 지난 20일부터 파업 수위를 낮추면서 임금협상 타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20일 진행된 16차 본교섭에서도 협상을 타결시키지 못했지만 21일 본교섭을 다시 갖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휴가철 이전에 협상을 타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협상 타결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관측이 노동계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노동계 투쟁의 전위대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차노조가 협상을 마무리하면 기아차와 GM대우차 등 전체 자동차업계는 물론 다른 사업장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 하투 불씨는 `여전' = 포스코 사태가 해결되면서 노동계의 하투가 일단 고비를 넘겼지만 보건의료노조 등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어 하투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지지는 않았다.

3년차 산별교섭을 벌이고 있는 보건의료노조는 20일 오후 사용자측과 10차 산별교섭을 벌였지만 임금 인상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협상 타결 시한으로 정했던 20일에도 산별교섭이 타결되지 않자 전국지부장회의와 중앙위원회에서 쟁의조정 신청을 결의하고 파업 등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쟁의조정 신청없이 7월말까지 산별교섭을 타결하자는 사용자측의 제안을 수용, 쟁의조정신청시기를 7월말 이후로 미뤘지만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의료대란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금속노조 등 다른 사업장에서도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분규가 이어지고 있어 하투의 여진이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아울러 노동부가 노동계의 `시한폭탄'인 노사관계 로드맵을 논의시한인 8월10일 직후 입법예고할 방침이어서 노사정간 갈등 양상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로드맵에는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공익사업장 대체근로 허용 등 노사 모두 물러서기 힘든 사안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노사정간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 기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