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인화는 좋은 대안이긴 하지만 '만능의 약'은 아닙니다. 서울대 구성원과 정부,다른 국ㆍ공립대 등과 상의해 장기적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이장무 서울대 신임 총장(61)이 집무 이틀째인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서울대학교의 장기 발전과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장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대학 재정 확충을 꼽으면서 "미국에선 주립대학도 매년 수조원의 예산을 쓰는데 서울대는 국고지원과 기성회비,발전기금 수익을 다 합쳐도 4000억원이 채 안된다"며 "이런 예산으로는 세계적인 대학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학생 정원을 감축,기성회비 결손액만 매년 2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총장이 준비한 카드는 서울대발전기금 3000억원 모금.이 총장은 "외부 컨설팅회사의 자문 결과 2009년까지 2500억원 모금은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임기 내 3000억원 달성을 자신했다.

이 총장은 과거 기업 후원에만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졸업생과 동문 네트워크를 통한 소액모금도 활성화시킬 방침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해외 명문대학에서처럼 전문 인력을 영입해 기금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을 내놓았다.

이 총장은 또 국제적 활동 확대를 통한 서울대의 위상 제고에도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조부인 역사학자 이병도 박사의 친일 행적 논란에 대해서는 "한 시대를 살았던 인물의 평가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함께 객관적으로 다뤄야 한다"면서도 "서울대를 민족의 대학,세계적인 대학으로 만들라는 격려의 말씀으로 알고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