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의 경기 둔화를 언급하며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자 세계 증시가 동반 급등세를 보였다.

그러나 고유가 지속과 중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미국 경기의 경착륙 우려 등 증시 불안 요인이 여전히 잠복해 있어 본격적인 반등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0일 코스피지수는 39.65포인트(3.21%) 급등한 1273.30으로 마감됐다.

코스닥지수도 14.10포인트(2.61%) 상승한 553.91로 장을 마쳤다.

아시아 증시도 강한 상승세를 보여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 3.08% 급등했고 대만 싱가포르 등도 2∼3%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도 19일 각각 1.96%,1.83% 상승했다.

이 밖에 독일(2.64%) 프랑스(2.37%) 영국(1.70%) 등 유럽 주요 국가의 대표지수들도 일제히 올랐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 위험이 남아있고 FRB는 물가 상승에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압력은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8월로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돼 글로벌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본격적인 증시 반등으로 이어지기에는 걸림돌이 많다고 지적했다.

금리 외에도 유가,중국의 긴축정책,미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악재들이 조기에 해소된다면 국내 증시는 8월 중순부터 반등랠리가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3분기 내내 기간조정을 거친 후 4분기에 들어가서야 본격적인 반등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20일 원·달러 환율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으로 전날보다 5원90전 급락한 951원90전에 마감됐으며 채권금리는 국고채 3년물의 경우 전일보다 0.03%포인트 떨어진 연 4.86%로 장을 마쳤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