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 특유의 근면함과 열정, 골프에 대한 높은 평가에다 박세리의 성공에 힘입어 한국 골프가 미국 주니어 무대와 여자프로골프(LPGA)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스포츠 섹션 톱기사로 최근 수년 사이에 한국 이민자 자녀이거나 한국에서 곧바로 건너온 선수들이 미국 골프 주니어 무대에서 두드러지게 활약하고 있으며 이들이 대학과 프로의 성인 무대로 옮겨가고 있고 특히 LPGA는 올시즌 18개 대회중 절반인 9승을 합작해냈다고 전했다.

주니어 무대의 경우 현재 UCLA에 재학중인 제인 박이 2004년 US여자주니어 및 US여자아마추어 선수권대회를 잇따라 제패했고 라운딩 하기가 너무 힘들어 2000년 이민을 온 김시환(15)군은 지난해 US남자주니어선수권에서 우승하는 등 주요 무대를 석권하고 있다.

골프위크지가 선정한 미국 남자 주니어 랭킹에서는 상위 50위안에 10명이 한인이고 여자는 18명이나 되며 최근까지 열린 77개 주니어 대회에서 거의 20%나 되는 14개 대회에서 우승컵을 안았는데, 한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위성미는 16세의 나이에 프로로 전향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지에 대해 골프 전문가들은 훌륭한 옛날 방식의 근면함과 경기에 대한 애정, 배우고자 하는 열정, 사회적으로 골프를 높게 인정하는 한국 사회의 문화에다 박세리의 성공이 덧붙여졌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박세리는 20세이던 1998년 LPGA 무대에 데뷔, 단숨에 2개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4승을 휩쓸면서 한국에 골프 열풍을 몰고 왔고 뒤이어 수많은 선수들이 LPGA 무대로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캘리포니아주 여고생 골퍼중 수위, 전국 랭킹 16위를 달리고 있는 제인 나(16.토랜스)양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되려고 했지만 박세리 언니가 우승하는 것을 보고 한국인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골프로 전향했다"고 밝혔다.

윌밍턴의 하버골프연습장에서 한국 청소년들을 지도하고 있는 돈 브라운 코치는 앞으로 유망한 한국골퍼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들은 진지하다.

스케줄을 짜놓고 철저하게 지키는 등 특별하다"고 평가했다.

98년 US주니어챔피언 제임스 오와 김시환군을 지도한 명성으로 수많은 한국 청소년들이 몰리고 있는 보비 라스켄 코치는 "한국 청소년들은 다른 아이들과 달리 기술면에서 완벽한데다 어떻게 스윙해야 하는 지에 대해 해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려서부터 너무 골프에 몰두해 일찍 망가지거나 부모들의 압박이 심하다는 지적도 있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앞으로도 젊은 한인 선수들은 점점 더 힘을 발휘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