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티 베이런을 능가하는 웅장한 스포츠카를 제 손으로 꼭 만들겠습니다."

올해 출시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차세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FJ크루저'를 디자인하는 등 도요타자동차 디자인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한인이 있어 화제다.

로스앤젤레스 인근 뉴포트비치에 있는 도요타 디자인 네트워크'캘티(CALTY) 디자인 리서치(이하 캘티)'에서 근무중인 김진원씨(29)가 주인공.

김씨가 디자인한 FJ크루저는 4.0ℓ의 24밸브 V6 DOHC 엔진을 탑재했으며 기본 사양의 차값이 2륜 구동은 2만2000 달러선인데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01년 캘티에 입사한 김씨는 과거 명성을 날렸던 도요타의 랜드크루저를 보다 현대화한 작품을 디자인해보라는 회사 프로젝트에 따라 2003년 FJ크루저 컨셉트카를 내놓았다.

다른 디자이너 2명과 경합한 끝에 그의 작품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출품돼 폭발적인 반응을 얻자 회사측은 기존에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취소하고 FJ크루저를 양산키로 결정, 올해 2007년형 모델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1989년 이민온 김씨는 어렸을 적부터 만화 그리기와 차를 좋아하다가 TV드라마 '아스팔트의 사나이'를 보고 본격적으로 자동차 디자이너의 꿈을 키웠다.

'도요타의 차세대 SUV 디자이너'로 잡지 '롤링스톤'(Rolling Stone)을 장식하기도 했던 김씨는 "포드의 경우 승용차나 승합차 등 특정 분야의 차량만 디자인하도록 하는데 반해 도요타는 도요타와 렉서스,사이언 등 그룹내 다양한 차량들을 디자인하도록해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컴퓨터 3D 작업 대신 찰흙을 빚어 컨셉트카를 만들어 섬세함을 추구하는 회사의 철학이 너무 마음에 든다는 그는 "요즘 각종 자동차 블로그에 들어가보면 현대와 기아차에 대한 호평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고 실제로 성능과 이미지가 급상승하고 있어 도요타측도 긴장하고 있다"며 "한인으로서 도요타를 리드하고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날리는 디자이너가 되도록 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용성 기자 h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