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분쟁 격화 … '석유 파이프라인'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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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지역 분쟁이 격화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 치고 있다.
이란 핵 문제와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중동 전쟁'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인도의 열차 폭탄 테러와 나이지리아 반군의 송유관 파괴 등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그런가 하면 브라질에서는 범죄 조직의 테러 행위가 다시 시작됐으며 멕시코는 대선 후유증으로 전국이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는 사상 최고치로 뛰어 올랐으며 세계 증시는 동반 급락했다.
지구촌 지역 분쟁이 수그러들지 않는 한 시장의 불안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전운 짙어지는 중동
이스라엘은 13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공항 활주로에 미사일 다섯 발을 발사해 공항을 폐쇄했다.
군함들도 레바논 영해에 진입,주요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에 들어갔다.
이슬람 시아파 무장 조직인 헤즈볼라는 이에 맞서 이스라엘 제3의 도시 하이파에 로켓 공격을 감행,전투는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14일에도 베이루트공항 등을 공습했다.
이번 분쟁은 지난 12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병사 두 명을 납치한 데서 비롯됐다.
이스라엘은 즉각 헤즈볼라의 본거지인 레바논을 공습함으로써 보복에 나섰다.
문제는 앞으로다.
유엔과 국제 사회가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프랑스와 러시아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비판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자위권 행사로 보고 있다.
따라서 국제 사회가 한 목소리를 내기는 힘들다.
만일 헤즈볼라를 지지하고 있는 시리아와 이란이 개입할 경우 전면적인 중동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
그럴 경우 유가가 치솟고 국제 금융시장은 잔뜩 움츠러들 게 분명하다.
○제자리 걸음인 이란과 북한 문제
잠시 잠잠하던 이란 핵문제도 다시 불안 요인으로 등장했다.
협상단이 핵 프로그램 포기를 대가로 제시한 '포괄적 인센티브안'을 이란이 사실상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독일로 구성된 핵 협상단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결의안을 채택,이란에 대한 국제적 제재에 들어가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협상단은 그러나 이란으로 하여금 인센티브안을 수용토록 하기 위한 마지막 설득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사태의 경우 유엔 안보리가 대북 결의안 채택을 논의하고 있지만 결의안이 채택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추가 발사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 시장의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발생한 인도 뭄바이 열차 폭탄테러와 툭하면 자행되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 나이지리아의 송유관 파괴 등 국지적 분쟁도 국제 금융시장을 요동 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정 불안과 범죄에 시달리는 남미
'천연 자원의 보고'인 남미도 불안하다.
지역적 분쟁은 아니지만 국내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브라질의 경우 거대한 테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휘청거리고 있다.
2개월 전 상파울루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제1수도군 사령부 범죄조직(PCC)'은 지난 12일 자신들의 건재함을 과시하고자 대정부 테러를 다시 시작했다.
PCC는 버스 은행 상가를 목표로 삼아 하루 만에 19개 도시에서 75회의 테러를 일으켜 브라질 전체를 공포에 빠뜨렸다.
특히 테러 목표가 경찰이 아닌 일반 시민이어서 불안감은 더욱 크다.
대선 후유증을 앓고 있는 멕시코도 혼란의 소용돌이에서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좌파인 민주혁명당(PRD)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가 '대선 결과 불복'을 선언하면서 그의 지지자들이 전국적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12일부터는 지지자들이 300개 선거구 본부에서 각각 집회를 열고 수도 멕시코시티를 향해 행진하는 가두 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은 16일 멕시코시티 중심 소칼로 광장에 집결해 대규모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이 밖에 '자원의 무기화'를 선언한 베네수엘라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석유회사 시트고(CITGO)는 12일 1800여개 미국 내 주유소에 대한 휘발유 판매를 중단키로 결정,'총성 없는 자원 전쟁'도 계속되고 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