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고 구인회 LG 창업 회장이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를 창립하면서 시작된 LG의 59년 역사는 제품 디자인의 변천사로도 볼 수 있다.

LG가 소비자와 처음으로 대면한 제품은 창립 첫 해 내놓은 화장품 '럭키크림'.갈색 용기에 미국의 유명 여배우 '디아나 다빈'의 얼굴을 담은 이 제품은 세련된 용기 디자인으로 "상하이에서 들어온 외제품"이란 말이 나돌 정도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국민생활에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구인회 창업 회장의 정신은 1954년 본격적인 플라스틱 사업을 위해 서울 종로구 연지동에 대단위 공장을 짓는 것으로 구체화된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럭키치약'은 튜브형 디자인으로 출시 3년 만에 치약의 대명사로 불렸던 미국 '콜게이트' 치약을 물리치고 국내 시장을 석권,LG의 간판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1960년대 들어 LG는 화학과 전자산업을 양대 축으로 오늘날 LG의 토대를 확고히 다져간다.

냉장고(65년),흑백TV(66년),에어컨(68년),세탁기(69년) 등을 잇따라 내놓아 국내 가전제품 디자인의 트렌드를 주도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1970년부터 1995년까지 2대 회장을 역임한 구자경 회장 시절은 LG가 디자인을 무기로 세계로 뻗어나간 시기로 볼 수 있다.

이어 1995년 회장직에 오른 구본무 회장은 '디자인 LG'를 주창,2000년대 들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디자인의 제품을 쏟아내는 데 앞장서고 있다.

2004년 내놓은 세계 최초의 지상파 DBM폰,지난해 선보여 세계적인 히트를 치고 있는 '초콜릿폰' 등은 '디자인 LG'의 상징으로 통한다.

또 세계 최초의 타임머신 TV도 LG의 위상을 세계 속에 심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