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소재 'LG화학 인테리어 디자인센터'.800평 규모의 인테리어 토털 전시장인 이곳에는 벽지 바닥재 창호재 등 LG화학이 생산하는 각종 건축자재들이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늘어서 있다.

화학제품인 PVC로 만들어졌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들 벽지와 바닥재,창호들은 실크나 목재의 질감을 자연스레 나타내고 있다.

MMA(메틸메타크릴에이트)를 주원료로 만든 인조대리석 싱크대 등 주방가구들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하고 있다.

"LG화학의 건자재 제품에 대해 고급,친환경,건강 등 프리미엄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도록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박규석 LG화학 부사장)

LG화학이 건축자재에서도 디자인 개념을 도입,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기능성에 주력하던 기존 제품들에서 탈피,화려한 색상과 과감한 디자인으로 변신을 시도해 감성을 중시하는 신세대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최근 건설경기 불황에 따라 건축자재 업계의 성적도 신통치 않지만 LG화학은 "차별화한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겠다"며 '디자인 차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특히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면서 건축자재를 선택하는 주요 기준으로 디자인이 급부상함에 따라 그동안 품질,서비스에 주력하던 내부 역량을 디자인으로 재분배할 방침이다.

디자인이 향후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판단에 따라 디자인 역량을 우선 강화할 계획이다.

LG화학은 또 그동안 단순히 개별 제품을 디자인하는 데 그친 디자인 영역을 공간과 생활 디자인으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벽지 바닥재 창호 등 각 개별 디자인에 치중하다 보니 제품 간 공간에서의 어울림이 미흡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패키지화한 디자인 △공간 전반에 대한 총체적 디자인 등 '고객의 생활가치를 높이는 디자인'으로 디자인 역할을 재정립했다.

LG화학은 이제껏 제품의 상업화 과정에만 제한적으로 참여했던 디자이너의 역할을 한층 확대해 제품의 초기 기획 단계에 주도적으로 참여토록 해 소재,컨셉트 등 기본적인 부분에서부터 디자이너의 목소리를 반영키로 했다.

이를 위해 별도의 공간에 위치하고 있던 LG화학 디자인연구소도 디자인센터 전시장 위층으로 옮겨 디자인 스피드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디자이너들이 전시장을 찾는 고객들로부터 제시되는 각종 의견을 직접 듣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디자인센터도 올해 안에 수도권과 지방 주요 도시에 6개 이상,2010년까지는 전국에 20개 이상 열기로 했다.

LG화학은 국내외 우수 디자이너를 영입하고 디자인 전문 교육 체계를 운영하는 등 디자인 인력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글로벌 디자인 네크워크 구축을 위해 중국에 디자인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중국 독일 이탈리아 등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전문 디자이너 풀(Pool)을 구축해 디자인 아웃소싱도 확대할 방침이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좋은 제품을 싼 값에 만드는' 제조 중심 마인드에서 '고객이 정말로 원하는 것을 만드는' 고객과 시장 중심 마인드로 확실히 변모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건축자재 통합 브랜드인 'Z;IN'(지인)을 올해 초 출시하고 대대적인 홍보활동에 나섰다.

100여개에 달하는 개별 브랜드의 난립으로 인한 소비자 혼란과 비효율 등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Z;IN'은 'Zenith Interior for LOHAS(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약자로 가족의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고객에게 최상의 프리미엄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영화배우 이영애를 모델로,'공간에 대한 긴;생각'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지인 브랜드는 고품격 건축자재 이미지를 심어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