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 5명을 선출했다.

이로써 한나라당은 '포스트 박근혜'체제를 정비하고 내년 대선을 향한 본격 준비에 나서게 됐다.

임기 2년의 새 지도부는 일상의 당 운영 이외에 대선 후보 경선을 관리하는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전대 경선을 앞두고 후보 간,대선 주자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져 그 후유증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 대표의 힘과 역할=새 대표의 역할과 관련해 '관리형'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내년 6월에 예정된 당 대선후보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게 가장 주요한 임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그 힘은 '관리형'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세다.

우선 새 대표는 대선 경선 선거인단 구성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새 대표체제에서 대선 후보 선거인단의 4분의 3이 선출된다.

당원협의회장(옛 지구당 위원장)들이 지구당별로 104명씩인 국민참여선거인단을 비롯해 선거인단 결정권을 갖고 있지만 이들은 대표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얘기다.

대표의 의중에 따라 당 대선후보 '메이커'가 될 수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재섭-이재오 후보 간 '대선주자 대리전'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진 것은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이 밖에 대표는 당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의' 구성원 9명 중 선출직 5명을 제외하고 2명을 지명할 수 있다.

당무를 책임지는 사무총장과 대변인 등 인선을 통해 '자기 사람'을 핵심 포스트에 심는 게 가능하다.

○후유증 심각할듯=새 대표의 최대 과제는 경선 후유증을 털어내고,대선 후보를 등에 엎은 각 계파들을 끌어안아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표 경선 과정에서 드러났듯,대선 후보별 계파들은 현안마다 목소리를 높일 태세다.

전당대회가 마치 대선 후보 경선의 전초전 양상을 보일 정도였다.

당초 유력 대선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대표 경선 불개입'을 선언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구두선'에 그친 양상이다.

대선 주자들을 앞세운 당권 주자들의 줄세우기 현상이 나타나면서 경쟁은 과열됐다.

박 전 대표측 인사들은 이 전 시장이 이재오 후보를 밀고 있다며 강재섭 후보를 '대놓고'지원했다.

박 전 대표도 막판 이 전 시장 측에 상당히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며 경선에 개입한 모양새가 됐다.

이 전 시장 측은 엄정중립을 강조했지만,물밑 양상은 이와 다르다는 게 당내 시각이다.

홍영식·양준영·강동균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