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5~17일 열리는 G8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에너지 안보 문제다.

고유가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번 회담이 세계 2위 석유수출국이자 최대 가스 공급국인 러시아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에너지 문제가 '0순위' 논의 대상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수입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G7 국가들과 에너지 수출국 러시아가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에너지 안보를 둘러싼 합의 도출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G7 국가들은 안정적인 에너지 자원 확보를 주장하는 반면 러시아는 에너지 파워를 앞세워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강화를 노리고 있다.

영국 BBC는 유럽 국가들이 중앙아시아의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에 파이프라인 개방을 요구하고 있지만 유럽 에너지의 25%를 공급하는 러시아가 에너지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문제에선 미국도 러시아와 불편한 관계다.

지난 5월엔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러시아가 석유와 천연가스로 주변국을 협박한다면 어떤 합법적 이익도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도 승인하지 않고 있어 양국 간 긴장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경제단체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러시아가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미국 농산물 수출을 가로막는 무역장벽을 철폐할 때까지 WTO 가입 승인을 보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회담에선 북한 미사일과 이란 핵문제,빈곤 국가 전염병 예방 백신 지원방안 등도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