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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파리의 한국영화‥金美熙 < 싸이더스FNH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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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金美熙 < 싸이더스FNH대표 greenpapaya2000@hanmail.net >

    6월의 파리는 시(市)에서 주최하는 '파리 시네마'로 여름을 연다. 벌써 4회째다. 다양한 나라의 450개 영화가 파리 시내 20여개 극장에서 상영된다. 그 중에 한국영화는 중단편 40편이 상영되고 있다. 작년 5월에 개봉했던 차승원ㆍ박용우 주연의 '혈의 누'도 그 중 하나다.

    그 행사 참여차 파리에 와 있다. 놀라운 것은 한류열풍이 아시아권을 넘어서 조금씩 이곳 파리에서도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일본이나 중화권 정도의 열기는 아니지만 일본영화와 중국영화 외에는 아시아권에 도무지 관심이 없던 프랑스에서 '한국영화 회고전'이라는 섹션을 특별히 만들고,한국영화와 공동제작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많이 달라졌구나란 생각이 든다.

    무대인사를 위해 스크린 앞에 섰을 때 더 놀란 것은 거의 80%의 관객들이 프랑스인이라는 점이다.

    관객 중 하나가 한국영화 마니아라고 한다.

    한국영화엔 끈끈한 정과 사람이 있어 좋단다.

    그는 24프레임 안에 감춰진 한국인이 바라보는 인생의 진심을 보아버린 것일까?

    그러나 이런 질문은 아픔이다.

    한국영화는 왜 극장에서만 제작비 충당을 하는가? DVD와 비디오 시장은 왜 수익이 잘 형성되지 않는가? 세계 어느 곳에서도 한국영화 DVD처럼 정성스럽고 아이디어가 돋보이고,포장이 멋스럽게 제작된 것을 본적이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성은 형편없다.

    프랑스는 영화 시장의 폭이 넓다. 비록 극장에서 수익을 올리지 못하더라도 비디오나 DVD의 수익성으로 제작비를 충당(充當)한다. 프랑스의 작년 총 극장 매출액이 1조2000억원인데 비디오ㆍDVD는 1조4000억원으로 약 110%를 넘는다.

    그에 반해 작년 한국영화 총 극장 매출액은 약 9000억원,비디오ㆍDVD는 약 4500억원이다. 극장 수익의 절반에 불과하다. 프랑스가 현재 자체영화 점유율 40%는 영화인 홀로 만든 게 아니다.

    영화를 불법복제하지 않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국민들의 자세와 일회성 전략이나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국가의 문화로 이해하는 정부가 있었기 때문에 자생력(自生力)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한국영화의 자생력을 갖게 한 스크린쿼터가 현실적으로 절반으로 축소됐다.

    비록 한류열풍이라는 신조어를 만든 한국영화지만 언제까지 승승장구(乘勝長驅)하리라 생각지 않는다. 그렇다고 국가의 큰 정책이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지원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어느날 파리로 배낭여행을 오게 된 내 친구나 조카가 파리 극장 문을 나오며 국제전화로 "파리에서 그 한국영화 봤어,대박이야.서울은 어때?"라는 말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들려오기를 바랄 뿐이다.

    그 바람에서 우리 모두가 출발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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