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리아 반도의 `자줏빛 전사' 포르투갈이 숨막히는 승부차기 승부 끝에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꺾고 독일월드컵 4강에 합류했다.

포르투갈은 2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겔젠키르헨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2006 독일월드컵축구 8강전에서 120분 간의 연장혈투 끝에 득점 없이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결국 승부차기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40년 만에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를 통과했던 포르투갈은 이로써 8강을 넘어 4강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하며 오는 6일 뮌헨에서 프랑스-브라질 마지막 8강전 승자와 결승행 티켓을 놓고 맞붙게 됐다.

또 브라질 출신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 포르투갈 감독은 브라질 대표팀을 이끌고 한.일 월드컵에서 7연승으로 우승한 데 이어 이번 대회 5경기에서 연승하며 월드컵 본선 12연승의 대기록을 이어나갔다.

반면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 대회 우승 이후 40년 만에 월드컵 정상을 노렸지만 간판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가 후반 초반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이는 바람에 8강 문턱을 넘지 못하고 쓸쓸히 퇴장하게 됐다.

경기는 시작부터 양팀이 수비에만 치중하는 바람에 일진일퇴의 지루한 공방이 이어졌다.

잉글랜드는 전반 9분 웨인 루니가 상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중거리 슈팅을 날리며 포문을 열었고 포르투갈은 전반 10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상대 페널티 지역 왼쪽 바깥에서 역시 중거리 슈팅으로 맞섰다.

포르투갈이 승기를 잡은 것은 후반 17분. 중앙선 부근에서 볼을 다투던 잉글랜드 웨인 루니가 상대 수비수 히카르두 카르발류에게 거친 반칙을 하며 퇴장당하고 말았다.

수적 우세를 점한 포르투갈은 이후부터 계속 공세를 폈지만 더욱 강화된 잉글랜드의 철벽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후반 33분에는 피구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것처럼 교묘하게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가 쳐냈고 후반 35분에는 우구 비아나가 골문 왼쪽에서 때리 슈팅도 골키퍼 정면이었다.

포르투갈은 득점에 실패한 채 후반을 마쳤고 연장 전.후반 30분 동안에도 골을 넣지 못한 채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잉글랜드로서는 수적 열세에도 상대 공세를 힘겹게 막아낸 끝에 다시 한번 기회를 얻은 셈이었지만 결국 승리의 여신은 포르투갈의 손을 들어줬다.

포르투갈은 첫번째 키커로 나온 시망 사브로자가 왼쪽 구석으로 차 넣은 뒤 두번째 키커 우구 비아나가 왼쪽 골대를 맞추며 잠시 주춤했지만 프티와 호날두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첫 키커 프랭크 램퍼드가 실축한 이후 두번째로 나선 오언 하그리브스가 골을 넣으며 균형을 맞췄지만 스티븐 제라드와 제이미 캐러거가 연속으로 실축하며 고개를 떨궈야 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