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처럼 꾸민 식당이 있다. 이름도 '파크(PARK)'다.

붉은 벽돌로 마감한 외관이 차분하고,식당 앞의 그네와 여기저기 장식된 꽃들은 외식을 한다는 기분을 한껏 돋워준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파크의 음식 맛은 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거목처럼 안정돼 있다.

어떤 요리도 큰 편차 없이 기본 이상의 맛을 낸다. 음식은 중국풍을 베이스로 해 타이식을 결합한 퓨전스타일이다.

화교가 셰프다.

반찬은 '짜사이'와 '오이피클'로 짜지 않으면서 간간하게 입맛을 돋워준다.

애피타이저로 새우 바게트(2만5000원)를 추천한다.

바게트 위에 다진 새우를 양념해 올린 뒤 튀겼다. 바삭한 바게트와 오물오물 씹히는 새우가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크리미한 와사비 소스와 루꼴라,비타민 등 야채 샐러드를 곁들여 먹도록 했다.

조개요리도 맛보자.

모시조개에 블랙빈소스를 가미한 것과 매콤한 칠리소스와 가지볶음을 결합한 두 가지가 있다.

소스를 머금은 조개 맛이 입에 착착 붙는다.

3만원.

깐풍 닭날개(2만5000원)는 아주 쫄깃쫄깃하다.

국물류를 원한다면 '훈탕'(2만8000원)이 좋다.

치킨볼과 새우딤섬이 들어가 있으며 시큼한 국물맛을 낸다.

청양고추가 들어간 간장소스를 곁들이면 얼큰한 맛으로 바꿀 수 있다.

레몬그라스 국물향이 강한 '톰양쿵'도 있다.

메인 메뉴로는 '베거스 치킨'(4만원)과 '커리 크랩'(5만5000원)이 잘 나간다.

베거스 치킨은 원래 걸인이 몰래 훔친 닭을 연잎에 싸서 불타는 쓰레기 덤불속에 숨겨놨다가 익혀 먹은 데서 유래한 음식이다.

바삭하게 구워진 닭과 그 안에 든 볶음밥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커리 크랩은 태국의 유명한 '뿌팟 퐁 커리' 스타일이다.

꽃게의 튼실한 살도 마음에 들고 소스도 일품이다.

볶음밥을 추가해 소스에 비벼먹으면 금상첨화다.

매콤한 군두부와 안심(3만5000원),자몽크림소스 새우(3만3000원),타이식 메로생선 요리(3만5000원)도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다.

디저트 아이스크림(1만2000원)은 '팔라쪼'에서 구입한 것이다.

(02)512-6333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