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시장입니다. 무엇을 시도하든 시장에서의 반응이 항상 빠르게 나타나지요."

2년 반 동안의 한국 생활을 마치고 다음달 독일노바티스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피터 마그 전 한국노바티스 사장(39)은 29일 그동안의 한국 경험을 이렇게 요약했다.

독일 출신인 마그 전 사장은 스위스 노바티스 본사에서 전략기획을 담당하다 2003년 12월부터 한국노바티스 사장으로 근무해왔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한국노바티스는 매출이 매년 2배 수준으로 성장했다"며 "한국인의 보건의료에 대한 관심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급격히 커진 결과"라고 밝혔다.

한국시장이 역동적인 이유로 그는 역시 '빨리빨리' 문화를 꼽았다.

"한국에서는 모든 것이 빠릅니다.

TV프로그램만 봐도 알 수 있지요.

한국 코미디 프로를 가끔 보는데 진행이 워낙 빨라 이해하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그는 스피드를 강조하는 한국의 문화는 흥미를 주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한국에서는 그러나 역동성 속에 비(非)역동성이 함께 존재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특히 제도는 급격히 바뀌면서도 실제 시행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특허법을 예로 들었다.

"한국 특허법은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하지만 제도운용에 있어 선진국과는 달리 특허침해에 대해서는 매우 관대한 것 같습니다.

제도 운용도 역동적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또 한국은 아직까지 모든 것을 '한국 대 외국'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는 2분법적 사고가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영화 '실미도'를 보고 한때 분단국가였던 독일과 한국간의 동질감을 느꼈다는 마그 전 사장은 "월드컵 기간 동안 한국을 열렬히 응원했다"며 "오는 독일 대 아르헨티나 8강 경기에서는 한국인들이 독일을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웃음지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