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들이 다음달부터 주택담보대출을 일제히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금융감독 당국이 투기수요와 서민 실수요를 분리한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재개할 예정이다.

또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으로 굳이 대출한도를 제한하지 않아도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주택담보대출 재개의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휴가철인 7~8월은 은행권에서는 통상적으로 비수기라는 점도 영업재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모 은행 관계자는 "7월에는 대출이 정상적으로 재개될 것이라고 본다"면서 "각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다음달부터 대출을 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이미 예약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감독원이 7월 규제안에 대해 아직 어떤 지침도 주지 않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의 규제에 대해 비난여론이 높은 만큼 이번 달처럼 전월 순증액의 50%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규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여름철에는 주택담보대출이 보통 전달에 비해 60% 수준으로 떨어진다"면서 "굳이 대출한도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잔금대출이나 서민, 실수요자들에게는 이달에도 대출을 계속해왔다"고 강조한 뒤 "7월에는 각 영업점에서 신규 대출에 대해 과잉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과 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 영업재개 방침을 시사했다.

은행들은 그러나 경쟁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제시해 고객들을 빼앗아오는 대환대출 등은 자제한다는 방침이어서 담보대출을 받기가 이전보다는 여전히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은행들이 금리인하 경쟁 등 과다경쟁은 지양하고 실수요자 위주로 대출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각 은행들은 대출을 재개한다는 입장이면서도 이를 공식적으로 고객들에게 밝히지는 못하고 있다.

먼저 영업재개 입장을 밝힐 경우 신규대출 수요가 몰릴 수 있는 데다 금융당국의 눈 밖에 날 것을 우려해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다.

또 이달 제때 대출을 받지 못한 수요자들과 불안한 가수요자들이 7월 초에 한꺼번에 몰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모 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은 규제하는데 우리만 규제를 풀겠다고 밝히면 수요가 몰릴 수 있어 타 은행 상황도 지켜보고 있다"면서 "또 월말에는 대출 수요가 평일보다 2~3배 늘어나는 만큼 월말까지 대출상황을 보고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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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재영 박용주 기자 fusionjc@yna.co.kr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