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윈-윈을 위해 조우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28일 팬택 김포 공장을 찾은 자리에서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과 만난 것.

코오롱은 회사의 모태인 섬유사업의 부진으로 지난 몇해동안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팬택계열도 휴대폰의 수출채산성 악화로 최근 위기에 처해 있어 두 CEO의 만남이 '위기 극복을 위한 윈-윈'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웅열 회장의 팬택계열 방문은 코오롱이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전자소재 분야에서 본격적인 매출을 올리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코오롱은 유기EL 연성필름 등 휴대폰 소재에 회사의 미래를 걸고 있으며 특히 연성필름의 경우 팬택계열에 납품하기 위해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이 회장은 박 부회장과 공장을 둘러본 뒤 팬택 연구 관계자들과 품질테스트 결과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그는 "코오롱의 전자재료 품질이 어떤지 솔직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왔다"며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기술력을 더욱 강화해 팬택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팬택계열의 경우 치열한 가격경쟁과 환율하락으로 수출 채산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값싸고 품질 좋은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게 필수적"이라며 "두 CEO의 만남은 의례적인 만남이 아닌 생존을 위한 만남"이라고 평가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