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는 4대 국유은행 가운데 하나인 농업은행에서 603억위안(약 7조551억원)규모의 금융범죄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말 금융시장 전면 개방을 앞둔 중국정부가 농업은행의 범죄행위를 조사,부실 규모가 큰 이 은행을 사실상 해체하는 수순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의 회계감사 주무부서인 심계서(審計署)는 26일 감사 결과 157명의 은행 직원들이 연관된 51건,87억위안의 사기행위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2004년 한 해에 위조신분증 등에 근거해 143억위안의 불법예금을 받았으며 적정 담보 없이 부동산 개발업자와 승용차 구매자 등에게 276억위안을 대출해줬다.

부적절한 상업어음의 할인도 97억위안에 달했다.

농업은행의 금융범죄에 대한 심계서 조사 결과는 이 은행의 향후 진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농업은행은 2만8234개 지점에 직원 50만명을 보유한 4대 국유은행 중 하나다.

그러나 다른 국유은행의 부실대출 규모를 합한 것과 비슷한 규모의 부실채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순이익 규모가 2004년 20억위안에서 지난해 10억400만위안으로 급감할 정도로 경영도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정부는 2003년부터 다른 3개 은행에 대해 모두 60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지분을 외국 투자자들에게 매각해왔으나,농업은행에 대해선 구조조정방안이 확정될 때까지 은행측의 공적자금 투입 요구를 거부해왔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