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대출 총량을 제한하는 '창구지도'에 나선 이후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오는 7월에도 이 같은 둔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의 창구지도가 내려간 지난 16일부터 26일까지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모두 4300억원가량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부터 15일까지 증가금액 1조1881억원의 36%에 불과하다.

이런 추세라면 4개 은행의 6월 중 대출 증가액은 1조7000억원가량에 그쳐 5월 증가액(2조7168억원)의 62%가량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16일 이후 은행별 대출 잔액 증가액은 국민 1987억원,신한 726억원,우리 992억원,하나 547억원 등이다.

특히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일별로 대출잔액이 감소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계는 은행권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중단 사태가 7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에서 "부동산 가격 하락시 가계·금융회사의 부실화 우려에 대비해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를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있다"며 "하반기 이후에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금감원이 대출 총량을 제한하는 창구지도를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금융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6월 중에는 기표(대출자금 지급)가 불가능하며 7월부터는 제한적으로 가능하다고 통보해주고 있지만 대출 신청이 한꺼번에 몰리면 7월에도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은 신규 분양아파트의 중도금 및 잔금대출,매매계약 후 잔금대출,전세보증금 반환용 대출 등 실수요자들의 긴급자금에 한해서만 본점 승인을 받아 선별적으로 대출을 해주고 있다.

그러나 대출을 끼고 집을 사는 경우와 기존 집을 담보로 생활자금을 빌려쓰는 대출 등은 전면 중단한 상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