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대출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조짐이다.

금융당국의 부동산대출 규제 여파로 주요 시중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제히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영업점장 우대 금리를 기존 최대 0.90%포인트에서 0.70%포인트로 0.20%포인트 낮췄다.

금리 할인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출 금리를 올린 셈이다.

또 오는 7월부터는 근저당권 설정 비용을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 방식으로 금리를 0.20%포인트 더 인상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조만간 주택담보 대출에 대한 영업점장 전결 금리를 고객에 따라 0.20~0.50%포인트 줄일 계획이다.

이에 앞서 하나 우리 SC제일은행도 금리 할인폭을 줄이거나 가산 금리를 부가하는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각각 0.80%,0.20%,0.50%포인트 인상했다.

설상가상으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마저 급등,가계 이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25일 현재 3개월 CD 금리는 연 4.55%로 지난 8일 콜금리 인상 전의 연 4.36%에 비해 0.19%포인트나 치솟았다.

이처럼 CD 금리와 가산 금리(금리할인 폐지)가 동시에 오르면서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5일 연 4.97~6.37%에서 25일에는 5.36~6.56%로 0.39%포인트나 급등했다.

다음 달의 가산 금리 인상까지 반영하면 0.59%포인트 오르게 돼 1억원 대출 고객은 연간 이자 부담이 59만원 늘어나게 생겼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선임 연구원은 "대출 금리가 이처럼 급격히 오르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이자폭탄 수준"이라며 "다만 기존 대출자들은 가산금리 인상폭을 제외하고 CD 금리 상승폭만 반영된다는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318조원이며 이 중 75%(238조원)가 시장 금리에 따라 대출 금리가 바뀌는 변동금리부 대출이다.

은행 대출 담당자들은 "감독당국의 압력으로 대형 은행들이 신규 대출을 사실상 중단한 데 이어 대출 금리도 올리고 있다"며 "시장 금리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가산 금리마저 올리는 것은 다음 달부터 영업을 재개하더라도 대출받지 말라는 얘기와 같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