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선약수(上善若水)'

'건설 명가' 재건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종수 사장의 집무실 한쪽 가로 한 뼘,세로 세 뼘쯤 돼 보이는 작은 액자에는 이 같은 글귀가 담겨 있다.

'상선약수'란 노자(老子)에 나오는 말로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 사장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나 어려움에 봉착할 때마다 이 글귀가 마음의 중심에서 방향을 제시해 주곤 했다"고 소개했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면서도 겸손해서 항상 낮은 곳으로 흐르고,담는 그릇에 따라 모양은 변하지만 본질까지 변하지는 않습니다.

상황에 순응하지만 때로는 바위를 뚫는 힘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좋다는 얘기이지요." 형식을 따지지 않고 격의 없이 임직원들을 만나는 이 사장의 경영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획부문에서 오래 일한 '기획통'으로 실질을 중시하는 이 사장의 경영철학은 의전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다.

과거 사장이 국내외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사무실 앞에 직원들이 도열하던 전통(?)은 이 사장 취임 후 사라졌다.

그는 "중동지역 현장방문 때 뜨거운 햇빛 아래 일렬로 서 있는 직원들에게 너무 미안했다"며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을 내가 찾아가서 인사하면 되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해외 수주총액 500억달러 돌파,창립 60주년 등을 기념해 잔치도 하고 자랑도 해야 하지 않으냐는 질문에도 그는 "일회성 이벤트보다 실속이 중요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