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권하는 일본 ‥ 기업ㆍ학교 효율성 높이려 적극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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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시내 지하철 니혼바시역 B9번 출구를 나오면 오른쪽 건물에 '키즈 카이로프랙틱(KIZ CHIROPRACTIC)' 간판이 보인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낮잠방(nap salon) '나피아(napia)'를 운영하는 회사다.
22일 낮 12 20분.
2층 나피아 유리문을 열자 넥타이 차림의 직장인 두명이 대기실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짧은 단잠'을 자기위해 점심을 후다닥 먹고 나온 샐러리맨들이었다.
2년 전 문을 연 나피아는 현재 도쿄역점과 니혼바시점에 매장을 두고 있다.
샐러리맨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회원수가 1500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나피아는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
첫 이용 때 1000엔(8300원)을 내고 등록을 해야 한다.
1회 이용 시간은 40분으로 요금은 800엔(6640원)이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영업한다.
1개월 동안 매일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은 6000엔으로 싸다. 고객이 요구하면 물리 치료나 산소 제공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건강 상태를 체크해 주는 분석료는 2500엔,1회 치료비는 5500엔이다.
금융회사에서 자산관리업무를 맡고 있다는 타바나 구니카즈씨(39)는 "경제가 좋아질 수록 일이 많아져 밤에 잠잘 시간이 5시간밖에 안된다"며"낮잠을 안자면 하루종일 피곤하다"고 말했다.
낮잠을 게으름으로 여겨왔던 일본사회에서 낮잠이 건강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유행하고 있다.
낮잠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 보고가 잇따르면서 낮잠을 권장하는 회사도 늘어났다.
도요타자동차는 점심시간에 건물 전체 전등을 끄고 사원들이 편안하게 낮잠을 자게 하고있다.
폴 노라코스 도요타 대변인은 "낮잠 자는 직원을 보면 오후에 100% 힘을 쏟아붇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낮잠은 흉이 아니다"고 말했다.
환경성 등 정부 부처에서도 점심 식사 후 책상에 앉아 잠을 자는 공무원들이 많다.
학습 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낮잠을 권장하는 학교도 늘고 있다.
후쿠오카의 메이젠 고등학교는 점심시간이 되면 불을 끄고 클래식 음악을 틀어준다.
작년 6월부터 점심 식사 후 15분 정도 낮잠을 권장하고 있다.
990여명의 학생 대부분이 잠을 잔다.
수면 전문가인 구로메대의 우치무라 나오히사 교수는 "수면 부족은 업무 능력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한 뒤 "오후 근무 시간에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려면 낮잠을 잘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