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성 타이저우에서 만난 취에지바오 페이위에그룹 회장(43)은 주룽지 전 중국 총리가 '국보(國寶)'로 불렀던 인물이다.

이 회사에서 연간 생산하는 재봉틀은 250만대로 세계 최대규모다.

17세에 시작한 구두 수선공으로 번 돈과 300위안의 대출금으로 재봉틀 공장 여공출신의 부인과 함께 작은 공장을 세운 지 20년만에 세계시장의 20%를 장악한 업체를 일궈냈다.

"재봉틀을 짊어지고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판매했지만 힘든 줄 몰랐다.

지고 다니는 게 구두 수선공구가 아니라 우리회사 상표가 붙은 재봉틀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 최대 수출박람회인 광교회에 초청장없이 들어가려다 거절 당한 아픔도 겪었지만 시간을 아끼기위해 공장에서 밥을 먹으며 세계 기업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취에 회장은 3일간 해외출장을 가면서 4개국을 돈 적도 있다고 했다.

호텔이 아니라 공항에서 바이어와 상담을 끝내고 다른 나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회사명을 페이위에(飛躍,비약)로 정한 것도 속도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50kg 무게의 재봉틀을 10달러에 팔았지만 지금은 5kg 무게짜리를 1000달러에 팔게 됐다.

혁신 때문에 가능했다"

매년 매출액의 4-5%를 연구개발에 투자한다는 그는 3년 이후 모든 제품을 자동 재봉틀로 만들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를위해 지난 4월에는 이탈리아의 관련 업체 지분 50%를 인수했다.

"전 세계 재봉사들이 우리회사 재봉틀을 사용해서 돈을 많이 벌도록 하는 게 목표다"

취에 회장은 세계 최대 재봉틀 회사의 CEO지만 지금도 공장에서 잠을 잔다. 술도 안마시고 친구 사귈 줄도 모른다. "먹을 밥이 있고 잠 잘 공간만 있으면 족하다" 그는 공장이 자기 생명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험을 과감히 무릅쓰고 절대 포기하지 않는 정신이다" 취에 회장은 저장성에 기업인들이 많은 이유를 이같은 특징에서 찾았다.

수출을 지난해 2억3천만달러에서 5년내 3배수준인 7억5000만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취에 회장은 한국에는 2004년부터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이저우=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