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전공과 관련 없는 논문을 매일 한 편씩 읽도록 학생들에게 권하고 있습니다. 남들이 떠올리지 못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세계적 나노 과학자이면서 한국인 최초의 하버드대 종신 교수로 활약하고 있는 박홍근 교수(39·화학)는 20일 과학기술부 주최 해외 한인 과학자 초청 토론회에서 새로운 분야를 창조할 수 있는 모험 정신이 과학자가 가져야 할 덕목이라고 역설했다.

아직 30대인 박 교수는 분자전자과학이란 새로운 과학 분야를 개척한 공로로 이미 노벨상에 근접한 과학자로 꼽히고 있다.

머리카락 굵기의 초소형 트랜지스터를 최초로 개발했으며 2002년에는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에 표지 모델로 실리기도 했다.

지난해 '하버드매거진'은 그를 일컬어 '농축 물질 연구'에 있어서 하버드에서 가장 뛰어난 과학자'로 소개했다.

"한국에서 새로 시작하는 나노 연구사업을 살펴보니 이미 미국에서 2∼3년 전 나온 것들입니다.

한국은 다른 곳에서 하지 않는 독자 기술을 찾아야 합니다."

그는 이런 점에서 이른바 '되는' 연구가 아니라 '될까'라고 의문이 붙는 연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의사 집안에 태어났으나 현재 퍼듀대학교 교수인 막내 외삼촌의 영향으로 서울대 화학과에 입학했다.

삼촌이 매달 사준 과학잡지를 보면서 과학에 흥미를 가지게 됐다고 그는 밝혔다.

대학 4학년 때 이미 외국의 유명 저널에 논문을 게재했으며 서울대를 수석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버클리대 포스트닥 과정을 거쳐 32세 때인 1999년 하버드대 물리화학과 교수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는 2003년 호암상 공학상을 수상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