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매지 않는 '쿨비즈 운동'이 정부 공공기관 기업체 등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백화점의 셔츠·타이 매장은 오히려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직장인들이 노타이 차림으로 멋을 내기 위해 넥타이보다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 드레스 셔츠 등을 대거 사들이고 있어서다.

정부는 지난 5일 '세계 환경의 날' 이후 지속적으로 '쿨비즈 운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공무원의 옷차림을 시원한 노타이 패션으로 바꾸는 대신 냉방 온도를 높여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취지다.

기업체들도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노타이 패션'이 전국 사무실로 확산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남성 매장의 '효자 상품'이던 넥타이의 신규 구매 수요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쿨비즈 운동'이 시작된 6월 들어 보름간 롯데 신세계 현대 등 각 백화점의 넥타이 판매량이 전 달에 비해 12~15%가량 뒷걸음질친 것.

하지만 넥타이 판매 감소분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셔츠 수요가 늘어나 백화점업계는 오히려 '노타이 열풍'을 즐기고 있다.

밋밋한 흰색 셔츠에 넥타이로 포인트를 주던 남성 직장인들이 점차 화려한 디자인의 셔츠로 갈아입기 시작한 덕분이다.

셔츠(8만~25만원)의 평균 단가가 넥타이(3만~7만원)보다 훨씬 높아 백화점에 '노타이 패션 특수'를 안겨주고 있는 셈이다.

대기업 부장인 김성철씨(43)는 "회사 방침이 '노타이'로 바뀌어 넥타이 없이 흰색 셔츠만 입었더니 부하 직원들이 '복덕방 할아버지' 같다고 놀려대서 지난 주말 목깃과 소매에 스티치를 넣은 패션 셔츠를 몇 장 새로 샀다"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