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1월 초 3만9000원 선까지 오른 후 조정을 받아 현재 2만9000원 선으로 내려왔다. 작년 말 상승세를 주도했던 기관과 외국인이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은 데다 메모리 가격 약세로 2분기 실적이 다소 저조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채권단의 지분 매각도 물량 부담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주가의 발목을 잡아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외국인이 다시 강한 매수로 돌아서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예상외로 좋아질 기미가 보이는 데다 2분기 실적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국내외 증권사들도 연일 하이닉스의 저가매수에 나설 것을 추천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최근 세계적으로 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로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동반 하락했지만 하이닉스를 포함한 국내 업체들의 주력인 낸드플래시 산업은 선방하고 있다"며 최근 조정을 매수기회로 삼을 것을 권유했다. 이 증권사는 "낸드 부문은 계절적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몇 안되는 분야"라며 이를 근거로 하이닉스의 올해와 내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종전보다 각각 9%,12% 상향조정했다.

현대증권도 최근 낸드플래시 출하량 급증과 D램 가격 안정세를 반영해 하이닉스의 적정주가를 3만8000원에서 4만원으로 높였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낸드플래시는 수요 회복에 힘입어 2분기 출하량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30%에 가까운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30% 중반 수준의 이익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노무라증권은 "메모리시장 회복이 하반기는 물론,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하이닉스의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고 밝혔다.

채권단 매각 문제도 주가에 걸림돌이 안될 것으로 분석됐다. 모건스탠리는 "이 문제는 시장에 이미 잘 알려진 것이므로 더이상 주가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채권단 지분 매각을 통해 하이닉스 경영진들은 향후 좀더 독립적으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신규 자금 조달을 통해 투자를 늘려 산업내 경쟁력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증권사는 하이닉스에 대해 '시장수익률 상회'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4만2000원을 제시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